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이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진해운 창립 60주년 사사 (社史)편찬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지난 60년의 항적을 나침반으로 삼아 현재의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세계의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을 이룩하고 ‘세계인과 함께하는 새로운 한진해운 60년’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겠습니다."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은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진해운 창립 60주년 사사 (社史)편찬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은 1949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책기업인 대한해운공사로 출범해 현대 한국 해운의 서막을 열었다"며 한진해운의 뿌리가 1949년 12월 23일에 설립된 대한해운공사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지나온 한진해운의 60년을 "한국 전쟁을 비롯해 여러 차례의 해운 불황과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거듭된 발전을 거치며 세계 해운의 선도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시기"라며 자평했다.
1949년 25척, 4만t 규모의 대한해운공사로 출범한 한진해운은 현재 200여척의 선박을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선사로 성장했다.
또한 최 회장은 "한진해운은 건국 초창기에는 국민 생존 물자의 운송으로, 한국전쟁 때는 국가 안보의 수호자로서 수출 한국 시대에는 우리 상품을 세계로 이어주는 교량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오늘날에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고객을 연결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은 창사 60주년을 맞아 해운 기업을 넘어 종합물류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전용터미널 12개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차세대 물류사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3자 물류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중국 순화해운과 합작으로 설립한 수리조선소인 절강동방수조선유한공사(ZESCO)를 설립, 수리조선소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자회사인 (주)삼올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날 기념사에서 최 회장은 선배 해운인에 대한 깊은 존경심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진해운의 60년을 돌아보자면 자랑스러운 한편 숙연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개척 정신과 사명감으로 한국 해운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던 초창기 해운인들, 선배 임직원님들께 존경과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대 회장들에 대해서는 "조중훈 회장님의 해운에 대한 열정과 수송보국 정신, 그리고 조수호 회장님의 글로벌 경영과 고객신뢰 철학이 오늘의 한진해운을 이루게 한 방향타가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지금 우리 해운업계는 또다시 닥쳐온 불황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지난 6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지금의 고난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이기도 하다"며 위기 극복의지를 다졌다.
한진해운은 이날 발간한 사사 발간을 위해 지난 2007년 10월부터 별도의 조직을 구성, 약 2년간 학술 및 영상 등의 방대한 자료 수집했다. 사사는 700페이지 분량 2권을 구성됐다. 앞으로 해운·물류 단체 및 학교 등에 연구자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한진해운이 최근 사사를 편찬하는 등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염두하고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최 회장이 한진해운의 뿌리가 고 조중훈 회장이 1977년 5월 16일 설립한 한진해운(Hanjin Container Lines Ltd.)이 아니라 1988년 12월 2일 합병된 대한상선(구 대한해운공사)에 있다고 보고,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과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를 두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열분리는 물 흐르듯 적절한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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