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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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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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란병원 오명수 척추관절센터장
컴퓨터 프로그래머 L(31)씨는 얼마 전부터 시작된 요통 덕택에 '엄살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본인은 허리통증 때문에 괴로움에도, 주변인들로부터 그렇게 튼튼하면서 무슨 엄살이냐?라는 핀잔만 듣기 일쑤다.

L씨는 숨을 쉴 때나 자세를 바꿀 때마다 끊어질 것 같은 허리통증을 일주일이나 참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요통은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면 저절로 낫는다는 말을 들은 탓이다.

사무실 책상 앞에서는 통증을 참으려고 잔뜩 움츠린 채 컴퓨터 작업을 했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 걸음을 옮길 때에도 살얼음판 걷듯 했다고 한다. 참다못해 찾은 병원에서 받은 진단명은 '급성 요부 염좌'. 보통 허리를 삐끗했을 때 나타나지만 L씨의 경우 구부정한 자세가 원인이라고 했다.

집에서 손자를 보고 있는 K(65세)씨는 몇일 전 아이를 업어주고 난 후부터 갑자기 요통이 생겨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지금껏 요통도 없고 건강한 편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이런 통증에 가족 모두는 당황스러워 해야 했다. 처음엔 파스도 붙여보고 찜질도 해 보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다. K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이 심해지면서 작은 충격에 척추뼈가 무너져버렸다는 것.

◆ 급성 요부 염좌

   
 
 
허리는 인체 상반부를 지지하고 신체 운동시 주축이 되며 일상생활과 노동생활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상을 입기도 쉽다. 때문에 외부에서 충격을 받았을 때나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들었을 때, 갑자기 허리를 뒤틀었을 때 손상을 입기 쉽다. 이때 입는 손상의 대부분은 급성 요부 염좌. 흔히 ‘삔’뒤에 나타나는 요통으로, 근육과 인대 등이 놀라 비정상적으로 수축, 또는 이완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문제는 충격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나쁜 자세를 취하는 이들에게서 같은 증상, 즉 급성 요부 염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키가 큰 사람들은 자세가 구부정하기 마련인데, 이때 허리부위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져 불현듯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또,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 임신을 한 여성 등 무게 중심점이 앞으로 치우쳐 이를 지탱하려고 척추부위에 과도한 힘이 들어간 채 생활하는 사람들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러한 급성 요부 염좌는 노동력 상실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는 우울증을 부르기도 한다. X-RAY상으로 잘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 채 극심한 통증을 겪기 때문이다.

급성 요부 염좌 환자들은 통증이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행동 특성을 보인다. 통증이 사라졌다 다시 나빠지는 등의 상황이 반복되는 것도 특징이다. 대개는 안정과 약물요법,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으로 2주 내에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더불어 아무리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해도 일상생활에서 허리에 부담이 가는 자세를 자주 취한다면 재발하기 십상이다.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는 턱을 앞으로 빼거나 등을 움츠리지 말고 꼿꼿하게 척추를 펴도록 한다. 오래 앉아서 하는 일을 삼가고 되도록 운전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60~70대에 노인들의 경우 요통이 생기면 흔히 ‘나이들면 다 아픈 법이지’라며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요통을 나이 탓만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의 경우 척추 압박골절에 의한 통증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우리 몸속에 뼈 성분이 빠져나가 생기는 질환이다.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심한 사람들은 척추뼈의 내용물이 모두 비워져 종이상자처럼 약해지게 된다. 척추뼈는 평생 인체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지속적인 하중을 받으면 부하로 인해 무너지거나 작은 충격에도 쉽게 주저앉아 버린다.

노인들이 앉거나 아이를 업다가 조금만 삐끗해도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일상적인 생활에도 뼈의 골절이 악화되어 척추가 앞으로 굽어지는 ‘척추 후만증’이 발생하여 등이 굽어지고 만성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이런 통증이 생길 때는 먼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치료는 척추압박골절이 경미한 경우는 보조기를 사용하며 4~6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호전 될 수 있으나, 심한 골다공증을 가진 대부분의 환자는 보통 압박골절이 더 진행되어 수술적치료가 필요하다.

가느다란 특수주사기로 풍선 등을 이용하여 압박골절을 어느 정도 복원한 후, ‘뼈 시멘트’라 부르는 골 강화제를 주입하는데 20분 이내에 시술이 끝난다. 하지만 방치하거나 적적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심하게 악화된 골절은 시행자체가 어렵고 불가능한 경우가 종종 있다. [세란병원 오명수 척추센터장]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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