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펀드판매사, 고객보다 당국 눈치보기 급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2-01 11: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도가 25일 시행 첫 날을 맞았다. 펀드 판매사 이동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이 날 실제 판매사를 옮기겠다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펀드 판매 규모가 큰 증권사를 중심으로 간혹 문의전화가 오긴 했지만 문의에 그쳤을 뿐, 실제 이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판매사 이동 움직임 크지 않았던 데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개인 고객들이 아직 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대상 펀드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도 있다.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수익률을 관리받는 고액자산가들은 굳이 직접 나서 판매사 이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동제 시행에 앞서 펀드 판매사간 서비스 차별화 등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투자자의 판매사 선택권 확대를 위해서라고 그 목적을 밝힌 바 있다. 당국은 특히 펀드이동을 목적으로 한 판매회사의 △추가금리 혜택, 경품 등 이익제공 행위 △투자권유대행인에 과도한 성과보수 지급 △마케팅 목표 설정 등을 모두 불건전행위로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판매사간 과열경쟁으로 자칫 이동제 본래 취지가 훼손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판매사간 과당경쟁이 우려되면 현장점검도 실시하겠다는 당국의 방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업계의 적극적인 판매 촉진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 명목으로 영업 행위에 제동을 걸면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초기 활성화는 고사하고 유명무실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금융업계는 이동제가 단기간내 큰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도 시행 전부터 관련 준비에 나섰다. 무엇보다 사후서비스가 투자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서비스 차별화 전략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동제 시행에 대한 평가는 중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판매사가 고객을 위한 마케팅·프로모션 수위를 두고 경쟁사와 당국의 눈치보기에 바쁜 현실은 우려스럽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