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무난한 경영 실적으로 연임이 예상되지만 섣불리 점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국내 증권사 CEO는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비롯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정회동 NH투자증권 사장 등 모두 17명 정도다.
◆ 김지완 하나대투證 사장…"달리는 말, 굳이 멈춰 세울 이유 없어"
이 중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이 바로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이다.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나대투증권에서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평소 그의 다짐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김 사장이 올 해 직장 생활을 마무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지완 사장 취임 이후 하나대투증권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적 부분에선 그 성과가 두드러진다. 하나대투증권은 2009년 9월말 기준 당기순이익이 1941억원, 자기자본수익률(ROE) 16.4%로 업계 최상위권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게다가 그는 올해 업계 빅 5 진입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현재 3%대에 머물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4%로 높이고 고객자산규모 50조원을 달성할 것을 천명한 상태다.
때문에 업계에선 굳이 달리는 말을 멈춰 세우겠느냐는 평가가 비등하다.
◆ 증권사 사장들 "5월은 잔인한 달"
내달 11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지완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장들의 임기 만료일은 대부분 5월에 몰려있다.
김기범 메리츠증권 사장이 오는 5월 24일로 임기를 마치고 이어 원종석 신영증권 사장(26일), 김명한 KB투자증권 사장(27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28일),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29일),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29일), 정회동 NH투자증권(29일) 등도 5월 중 임기를 마무리한다.
아직 임기까진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확신할 순 없지만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이나 김명한 KB투자증권 사장도 연임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역시 수익성 면에서나 관리측면에서나 무난하게 경영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재연임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부분 그의 연임을 낙관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신용연계채권(CLN)에 투자했다가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 증권사 CEO 기근…"수장 바꾸기 쉽지 않을 것"
반면 일부 CEO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로 임기가 끝나는 김기범 메리츠증권 사장은 임기보다 조금 일찍 사퇴할 전망이다. 4월 메리츠종금과 합병해 새 법인으로 출발하면서 새 수장을 영입할 계획이기 때문.
외국계 증권사 중에선 정진호 푸르덴셜투자증권 사장이 거취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난 2005년 10월 취임한 이후 무려 네번이나 연임됐기 때문이다. 또 푸르덴션투자증권이 증권업계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도 그의 다섯번째 재신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밖에 외국계 가운데선 씨티그룹글로벌마켓과 도이치증권 사장이 올해 임기 만료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표를 교체한다고 해도 증권사 CEO 기근이어서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하기 어렵다"며 "금융위기 직후로 인데다 자본시장통합법 등으로 증권사에게는 올 한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장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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