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업계에 연 매출 300억원대, 영업이익 10억원대 영세기업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떠오르고 있다.
올 상반기 민영화될 예정인 ‘케이엘넷’ 인수를 놓고 연매출 1조원이 넘는 IT서비스 메이저업체들과 중견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케이엘넷은 중소기업이지만 물류ㆍ항만 IT전문기업으로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설립 이래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와 국세청, 항만공사가 발주하는 물류ㆍ무역 정보화 구축화 사업을 도맡아 오면서 현재는 이 분야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화물 수출ㆍ입 시 국내 모든 해운사가 정부에 물건 내역과 규모를 신고하는 전자문서교환(EDI) 업무의 경우 100%가 케이엘넷의 손을 거친다.
올 상반기에는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지역에 100억원대 이상의 항만물류시스템 수출계약까지 앞둔 상태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계획에 따라 한국컨테이너공단이 보유한 최대 출자지분 24.68%가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된다.
올해 경영전략으로 기업간 시너지 극대화, 해외사업 진출 목표를 세워둔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빅3’나 중견업체들이 이를 인수하게 되면 큰 시너지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매각공고 일자가 잡힌 것도 아니지만 벌써부터 5개 중ㆍ대형업체가 인수의향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케이엘넷 인수에 참여할 여력을 갖고 있고 물류ㆍ항만IT 관련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을 꼽으라면 빅3를 포함해 현대정보기술, 포스코ICT, 롯데정보통신 등 관련기술을 보유한 중견업체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에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는 IT서비스업계 현실상 중대형 업체들이 케이엘넷을 인수하면 외형상 ‘10+1’이 되지만 그 시너지는 ‘10+10’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간 인수전이 현실화될 경우 근 10년래 IT서비스 선두업체들이 총동원한 첫 사례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빅3 등 인수후보에 오르고 있는 당사자 업체들은 케이엘넷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해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지만 크게 부정하지도 않았다.
특히 빅3의 경우 국내 IT 서비스 매출의 50% 이상을 확보 중이지만 해외사업 교두보가 될 독자적 솔루션이 없어 수많은 협력업체를 두는 상황인 데다 정부 발주사업처럼 안정적인 성장동력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케이엘넷은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인수의향 소식과 100억원대 항만물류시스템 수출계약 호기가 겹치면서 지난 1월 중순만 해도 29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현재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케이엘넷 측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형 IT서비스업체간 ‘빅게임’ 가능성이나 인수 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다.
케이엘넷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설 이후 매각공고가 나간 뒤 4월께 매각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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