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바꾸려고 하는데 괜찮은 카드 없을까요?"
최근 디시인사이드 신용카드 갤러리, 뽐뿌 재테크 포럼 등 각종 신용카드 관련 인터넷 게시판이 인기를 끌면서 체리피커의 카드 노하우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신용카드 갤러리의 경우 하루에만 100여개의 신용카드 관련 글이 올라온다. 체리피커를 통해 '고수의 카드'와 '하수의 카드'를 알아보자.
◇ 체리피커가 쓰는 카드는?
연회비가 싸고, 카드 혜택이 크고, 혜택의 기준이 되는 전월 요구 실적은 낮은 카드. 체리피커가 카드를 고르는 기준은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이같은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카드로 기업은행에서 발급하는 '나의 알파 에듀카드'와 '배드민턴연합회 제휴카드'가 꼽힌다. 이 카드들은 기업은행 창구직원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은 '체리피커만의 카드'다. 신용카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두 카드의 자음을 따서 각각 'ㅇㅍㅇㄷ카드', 'ㅂㄷㅁㅌ카드'로 부른다.
이 카드들은 전월 카드 이용실적이 20만원 이상만 되면 한 달에 10회까지 '1만원 이상 결제시 1000원 캐시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휴대폰 요금도 3%까지 캐시백 해준다. 다만 영화관, 백화점 등에서는 캐시백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주력 카드를 보완하는 용도로만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력카드로는 신한 하이포인트 카드 나노, 시티 리워드 카드, KB 앤디카드 등이 많이 추천된다.
'굴비엮기'도 여전히 인기다. KB카드는 여러 장의 KB카드를 발급받으면 각 카드의 이용액을 통합해 청구하고 연회비도 가장 높은 등급의 카드 하나만 부과한다. 이를 십분 활용해 여러 장의 KB카드를 발급 받아 개별 카드의 혜택을 모두 누리는 카드 사용법을 굴비엮기라고 한다.
KB카드의 혜택은 주로 패밀리레스토랑, 영화, 커피전문점에 몰려 있기 때문에 젊은 층에게는 굴비엮기가 매우 유용하다.
체리피커들은 'KB 이마트카드' 등 연회비 면제가 수월한 카드를 먼저 발급 받고 이후에 다른 카드들을 추가로 발급 받아 연회비 면제 혜택을 받는다.
네티즌 다산**는 "굴비엮기는 KB카드를 사용하는 체리피커들의 가장 기본적인 신공"이라며 "카드 추가 발급에 대한 신용조회가 없기 때문에 카드를 여러 장 보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체리피커가 절대 안 쓰는 카드는?
"현대카드를 가장 잘 쓰는 법은 처음부터 안 만드는 것."
네티즌들의 현대카드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혹평 일색이다. 일단 체리피커에게 비치는 현대카드의 이미지가 자체가 좋지 않다. 잦은 혜택 축소 탓이다.
현대카드가 할인 특화 카드로 밀고 있는 '현대카드H'는 지난해 1월 연회비를 5000원 인상했다. 이어 2월과 11월 연달아 이용 실적 기준을 강화하고 할인율과 할인한도를 축소시켰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급된 카드인 M카드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 M카드의 가장 큰 문제는 포인트를 사용할 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M카드의 적립율은 다른 카드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포인트 가치가 타 카드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 체리피커들의 냉혹한 평가다.
타 카드사들은 모두 1포인트는 1원이지만 현대카드는 1포인트가 0.6원 이상 1원 이하다. 10만원짜리 기프트카드를 사려면 15만 포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M포인트몰도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20~30% 가량 비싸다.
영화관이나 요식업종 등에서는 1포인트를 1원으로 환산해 포인트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체리피커들은 그냥 다른 할인카드를 쓰면 포인트를 안 써도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M카드로 긁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 네티즌 시크**은 "현장 할인을 받을 때도 자기 포인트를 써야 되고, 멤버쉽 할인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기프트카드로 교환하는 게 이상해 보이겠지만 고수들이 왜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전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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