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11일 “세종시가 올 상반기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잘못하다가는 영구미제가 될까 걱정 된다”며 조속한 법안처리를 촉구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시 수정안 발표 한 달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2월국회에서 처리하고 싶었지만 모든 일은 절차가 있는 만큼 국회, 정치권과 소통해 4월에는 처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7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해 세종시 원주민이 겪어온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감안한 것으로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힘들고 9월이면 정기국회여서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정안 통과가 늦어지면 기업이나 대학이 투자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고 매몰 비용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도 부연했다.
정 총리는 “여전히 세종시를 정치적 눈으로 보는 측면이 많고 지역과 지역의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한민국 미래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의 4월 국회통과를 전제로 용퇴를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수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정 총리 자신의 앞날이 결정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야권의 총리 해임안 추진에 대해 정 총리는 “당사자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야당이 ‘자질 부족론’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서울대 총장을 지낸 사람이 국무총리로써 자질이 부족하다는 말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최근 ‘강도론’ 논쟁을 벌인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화해를 주선할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총리라는 자리가 정치 지도자들의 대화를 주선하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집안 사람이 강도로 돌변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은 제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가정”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번 대정부질문을 마친 소회를 전하며 “첫 번째나 다름없이 소신 있게 답변했을 뿐인데 지난 대정부질문에서와는 달리 ‘강경’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다만 국회 답변 시 건설적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선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해구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국회법에 의하면 국회의원이 질문하고자 할 때는 48시간 전에 질문지를 줘야 하는데 질의 시간까지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서너 문장의 질문요지로 대정부질문을 마치 ‘퀴즈게임’처럼 진행, 국무위원들이 이런저런 실수를 하도록 유도하는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한다”고도 지적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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