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현재 2.00%인 기준금리를 12개월 연속 동결했다.
아직 경제 회복세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대내외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태 한은 총재는 국내 경기가 안정권에 접어들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혀 기준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한은은 11일 오전 정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0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5개월에 걸쳐 3.25% 인하한 뒤 1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묶어두고 있다.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잇고 있지만, 고용불안 및 남유럽 위기 등 국내외적인 불안 요인이 아직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P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의 재정 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경기도 추세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유럽의 국가채무 문제와 중국의 부동산 문제 등 국제적 흐름이 다소 불안하지만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경기도 수출과 내수, 생산활동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조심스럽게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저금리의 부작용을 관찰하면서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이 한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며, 인상은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용식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럽쪽 재정 상황이 우선적으로 회복돼야 하고 미국의 소비 회복이 3~4월까지는 지속돼야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7~8월은 돼야 기준금리 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총재는 지급준비율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는 지준율, 재할인율 변경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 외에 다른 수단은 통화정책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를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중앙은행 등 주요 공직이 거의 청문회 대상이거나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국가지배구조 속에서 중앙은행과 그 총재를 어떻게 볼 것인지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내가 당사자여서 단도직입적인 결론을 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금통위에 참석해 열석발언권을 행사했다.
한은 본관 로비에서는 허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에 반대하는 한은 노동조합원들의 시위도 벌어졌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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