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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실패 속에서도 경영 원칙은 살아있다 - 유니클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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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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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침체가 심각했던 1998~2000년,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겨울용 재킷 ‘플리스’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판매된 재킷은 3650만장으로 수치로만 따지면 일본인 3.5명당 1장을 구매했다. 야나이 유니클로 회장은 미국 ‘포브스’지로부터 작년 한해 ‘일본 최고의 부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의 저자 가와시마 고타로는 20년간 유통업계에서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야나이 회장에 관한 책을 세 권이나 펴낸 전문가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창업 25년 만에 한국을 비롯한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세계 시장에 진출해온 유니클로라는 기업의 활약상이 아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야나이 회장이 사업 성공 이전에 무수한 실패를 거듭했으며, 그 와중에서도 창업 당시의 원칙과 신뢰 정신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패라는 판단이 서면 단칼에 그것을 도려내라

“빨리 실패하고 빨리 깨닫고 빨리 수습하는 것이 제 성공 비결입니다.” 야나이 회장이 펴낸 첫 번째 저서의 제목은 ‘1승 9패’다.

야나이 회장은 1996년 아동복 판매회사였던 ‘반미니’의 지분 85%를 매수한다. 오리지널 아동복을 손에 넣고 사업을 확장할 의도였다. 그러나 매수 직후 반미니는 이전 본사와 상표권 분쟁을 겪게 된다. 전망은 반미니 측의 열세였다. 그는 8개월 만에 반미니의 모든 매장을 패쇄하고 회사를 청산한다. 대항해봤자 이길 전망이 보이지 않았던 상황에 대한 그의 결단 속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그는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듬해인 1997년 젊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스포츠 의류인 ‘스포크로’와  20~30대 주부를 겨냥한 ‘패미크로’라는 새로운 브랜드 매장을 개설한다. 그러나 이 두 브랜드는 기존의 유니클로와 상품의 구성과 운영 측면에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한 채 1년 만에 표류하게 된다.

상장기업의 경영자가 많은 준비를 거듭한 끝에 시작한 사업이었기에 그의 포기 결정은 그 만큼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나 야나이 회장은 사업 중단을 결심한 그해 유니클로의 하라주쿠 매장 개설을 결정한다. 실패에 대한 비난이 따를 지라도 자신 있는 한 가지로 승부하겠다는 그의 결단은 신속 정확했다.

사양사업은 있어도 사양기업은 없다

유니클로는 2000년 6월 영국 런던에 현지 법인 설립을 시작한다. 영국인 경영자를 고용하고 영국식 기업으로 조직을 구성해 단기간에 21개의 매장으로 그 수를 확대한다. 그러나 책임자와 중간관리자 점원의 책임과 권한이 각각 엄격하게 나눠진 영국 사회의 견고한 계급문화는 유니클로 매장을 운영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상품의 재고가 갖춰지지 않아도 누구 하나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재고의 불균형은 상품의 가격을 불규칙적으로 하락시켜 ‘유니클로는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초래했다.

영국 진출 당시 “3년 안에 50개 매장을 내고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유니클로에게 이번 실패는 예상 밖의 결과였다. 야나이 회장은 과감하게 영국 내 5개 매장만 남긴다. 다른 매장을 폐쇄하고 현지 법인 체제를 재점검했다. 매장의 수를 줄이는 대신 매장 하나하나에 집중하도록 했다. 상품의 질과 서비스 등 비즈니스도 균형을 유지하며,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유니클로 매장은 다시 14개로 늘어났으며, 런던 전통 백화점인 ‘셀프리지’에 자체 매장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저자는 야나이 회장의 사업실패 사례를 일일이 언급했다. “경영인이라면 반드시 실패의 과정을 겪는다”며 불필요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았던 야나이 회장이야말로 실패를 자양분 삼아 신속하게 경영 궤도를 수정한 탁월한 전략가로 평가한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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