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악성루머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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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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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악성 루머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중국 긴축정책, 남유럽 재정악화로 대표되는 '해외 3대 악재' 탓에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라 근거 없는 소문도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증권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주가 변동성을 키워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 홀딩스가 파산을 선언할 것이란 소문이 19일 급속 확산하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68% 밀린 1593.90을 기록했다.

소문 진위도 파악되지 않았지만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4311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프로그램 매물을 늘려 코스피를 1600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작년에도 수많은 루머가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3월에 외화유동성 위기를 우려한 '3월 위기설'이 대표적이다. 당시 원ㆍ달러 환율은 한때 1600원대에 육박했고 지수도 장중 1000마저 무너졌다.

제너럴모터스(GM) 파산설도 금융권 전반을 긴장시켰던 루머였다. 작년 12월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떠돌았다. 단골 레퍼토리에 속하는 루머이지만 증시는 급격히 추락했다.

이런 루머는 모두 증시 체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등장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악성 루머로 흔들리는 것 자체가 불안한 투자심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루머는 증권가 메신저나 인터넷 주식사이트, 투자 카페, 포털 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위력도 배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3월 위기설처럼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당장 실체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데다 시간이 흘러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게 대부분이다.

일반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사실 여부를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운 만큼 보다 신중한 대처를 필요로 한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두바이 루머처럼 반나절 넘도록 사실 확인이 안 된다면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좋다"며 "작은 재료에 흔들리기보단 보다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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