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유발 등으로 주민들 반대에 부딪쳐 대체 부지 물색 '난항'
레미콘 업체 '빅3' 중 하나인 삼표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을 대신할 부지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이 주요 공급처인 삼표는 생산 후 90분 안에 굳어지는 레미콘 산업의 특성상 시내에 생산 공장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해 유발산업인 레미콘 공장의 입주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이서 삼표는 딜레마에 빠졌다.
1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이 성수동 부지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해당 부지를 임차해서 쓰고 있는 삼표는 신규 부지를 구해야 할 상황이다.
서울숲 서쪽에 위치한 삼표레미콘 성수동 공장은 지난 1977년 들어섰다. 2만3000㎡(6935평)에 달하는 이 땅의 소유주는 현대제철이다.
도심 부적격 시설로 판정된 성수동 공장은 그동안 끊임없이 이전 압력을 받아왔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 2005년 강서구로의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성동구의회 역시 지난 2007년 '삼표레미콘의 이전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런 가운데 삼표는 현대차 그룹이 해당 부지 개발을 구체화함에 따라 대체 공장 부지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공해 산업인 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은 여러 가지 걸림돌로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해당 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다. 성수동뿐 아니라 풍납동에 있는 기존 공장도 인근 주민들의 끊임없는 민원 제기와 이전 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풍납동 공장 인근에 살고 있는 A씨(64ㆍ자영업)는 "레미콘 차량들이 수시로 주택가를 지나가고 있어 소음 ㆍ먼지 등으로 거주 환경이 열악하다"며 거부감을 숨기지 않았다.
삼표는 레미콘의 특성상 시내 지역을 우선 대상지로 생각할 수 없다. 레미콘은 공장에서 생산된 후, 90분 안에 굳어지기 때문에 도심내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시내에 공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레미콘 공장은 수요처의 반경 15km내에 있어야 한다.
특히 성수동 공장에서 생산되는 레미콘은 강남ㆍ북의 도심 현장에 공급되기 때문에 대체 공장 부지도 서울 시내에서 찾아야 기존의 경제성을 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공장들도 끊임없이 이전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심에서 새 부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레미콘이 중장비기기다 보니 대형 차량의 빈번한 이동으로 인한 소음 공해가 크고 비산 먼지도 발생하기 때문에 도시 외곽에 위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표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이전해야 한다는 기한은 없지만 부지 개발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곧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도심에서 성수동 공장을 대체할 수 있는 부지를 찾는 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물색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따라 삼표가 신규 레미콘 공장을 설립 할 수 있는 대체 부지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김병용ㆍ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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