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조선사들의 작년 결산 재무제표가 나오는 4월부터 신용위험을 평가해 회생 가능한 곳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집어넣어 자금을 지원하고 부실화되거나 부실 징후가 있는 곳은 퇴출 또는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소 조선사의 경우 선박 수주난으로 어느 업종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권이 작년처럼 조선업종에 대해 일괄 신용위험평가를 할지, 개별 은행 자율에 맡길지 고민 중이지만 어떤 방식이든 집중적인 평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도 "조선업계에서 대형사는 낫지만, 나머지는 수주 급감과 기존 수주 물량의 취소 등으로 경영이 악화하고 있다"며 "M&A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작년의 경우 7개 조선사를 워크아웃이나 퇴출 등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가에서 A등급(정상)이나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받은 조선사가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정도로 조선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작년에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은 120척, 330만7천584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보다 각각 81.9%, 77.7% 급감했다.
특히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형 조선사는 선수금 환급보증(RG) 보험에 가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조선사는 선박 수주 금액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받는데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했을 때 금융회사가 선수금 환급을 약속하는 것이 RG보험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수출보험공사의 지난해 RG보험 취급 규모는 전년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며 "은행과 보험사는 조선업계의 수주가 줄어든 점도 있지만 부실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작년 이후 RG보험 취급을 축소 또는 중단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오는 10월부터 서울보증보험을 제외한 보험사가 RG보험을 판매하려고 할 때 별도 허가를 받도록 최근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고쳤다. 일부 보험사가 무리한 RG보험 영업으로 국제 금융위기 이후 큰 손실을 본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금융권의 선박펀드를 통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조선사의 건조 선박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는 현재 29척, 산업은행은 5척의 선박 매입을 추진 중이다.
아주경제=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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