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1년 만에 다시 떨고 있다. 특히 많은 미분양 아파트를 갖고 있거나 재무구조가 불안한 건설사는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까 노심초사다.
1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인 건설사는 이달 중 주주 총회와 내달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나아진 회계결산이 나오게 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금융권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기업별 신용을 평가, 오는 6월에 워크아웃(기업구조조정)이나 퇴출 대상 건설사를 결정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채권관리위원회(대주단)은 오는 4월 각 기업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신용공여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들어가 재무구조가 불안한 기업들을 세부평가대상으로 선별하게 된다. 이후 오는 6월 경 최종적으로 퇴출이나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결정하게 된다.
재무구조가 불안한 건설사들의 퇴출이 불가피한 배경이다. 금융위기 직후 대주단은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워크아웃에 이어 부실 기업에 대한 수시 퇴출 시스템을 작용한 바 있다.
올해 워크아웃 대상 기업은 주로 시공능력평가 20위 이하의 주택주력 건설사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 건설사는 아파트 미분양누적 등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하루하루 걱정스런 날들을 보내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총 2만5667가구로 전월의 2만2865가구 대비 2802가구 증가했다.
게다가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지난 1월 중순까지 계속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분양 수치는 국토부의 수치를 훨씬 웃돌아 건설사들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는 가구당 2억원씩 100가구만 잡아도 200억원 규모"라며 "PF 대출 이자도 1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대규모 미분양을 갖고 있는 건설사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규모도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 규모는 82조4256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기준 84조26억원 보다 1조5770억원 줄었다.
하지만 PF 연체율은 날로 가파르다. 지난 2008년 6월 말 3.58%에서 2008년 12월 말 4.40%, 2009년 6월 말 5.91%에서 지난해 12월 말 6.37%로 높아간다. 특히 PF 우발채무 잔액 중 53%가 올해 내 상환되어야 한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계 회사채 규모가 약 7조원에 이르는 것도 큰 부담이다. 특히 이중 약 2조원 정도가 올해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온다.
김선덕 건설전략산업연구소 소장은 "주택시장이 지난 2000년부터 비대화되면서 주택 업체나 개발사업 등도 부풀려졌다"며 "정부도 (건설사 중) 옥석을 가린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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