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1일 오전 정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2.00% 수준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5개월에 걸쳐 3.25% 인하했다. 그 이후에는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았다.
한은이 이처럼 장기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동결 최장 기록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2004년 7월까지 12개월.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유로지역 재정 위기 등 대외 돌발 변수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내수와 생산 모두 큰 폭으로 증가세를 그리고 있지만, 일부 국가의 과대채무 문제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회복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의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면서 13개월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업자는 지난 1월에 12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만8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5.0%로 2001년 3월(5.1%) 이후 가장 높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주 그린북을 통해 경기선행지표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제가 수출이 확대되고 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에도 금통위에 참석해 열석발언권을 행사했다.
한은 본관 로비에서는 한은 노동조합원들이 '관치금융 반대', '통화정책 독립'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허 차관의 금통위 열석발언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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