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중형주의 거래량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거래량 대비 대형주의 거래량이 정체된 모습과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거래량 대비 대형주의 거래량은 3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잇고 있는 반면 중형주의 거래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해외 변수들의 영향으로 관망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지수 움직임과 보다 관계가 깊은 대형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중형주 지수에서 의미있는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3월 이후 중형주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선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형주에 대한 관심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매매동향에서도 나타난다. 3월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를 기록 중인 외국인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들 역시 중형주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중형주 매수 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해 3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한 대형주의 투자 매력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금들 중 일부가 채권시장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수급에 따른 강세국면이 나타나고 있는 채권시장은 대형주를 대신할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지수의 방향성이 나타나기 어려운 현 시점에서 대형주보다는 중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에 영향력이 큰 미국 증시의 나스닥 지수나 S&P 500 지수들이 지난 주 신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대형주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며 "실적 전망치와 외국인 순매수를 고려했을 때 중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과 함께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중형주로는 현대하이스코, LIG손해보험, LG상사, 메리츠 화재, 웅진씽크빅, 세아베스틸, 현대상사, CJ CGV, S&T대우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