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IC(한국기술투자)의 상장폐지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현재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검토중이나 재무 정상화를 위한 자금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다카하시 요시미 KTIC홀딩스 대표이사 겸 SBI코리아 홀딩스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부터 KTIC의 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나 통상 2주 정도 걸리는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 기간이 끝나면 거래가 정상 재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SBI홀딩스는 3000억원이 넘는 펀드를 운영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증자 등을 통한 자금투입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얼마전 KTIC가 85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이 있다고 공시해 적지 않은 주주들에게 전화도 많이 받았다"며 "현재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를 진행중에 있으며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투입 규모와 방법 등을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KTIC의 지속성장을 위한 향후 전략도 밝혔다.
다카하시 대표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900억원인 KTIC를 5년내 1조원 규모로 키워 기업가치를 10배 이상 올려놓겠다"며 "이를 위해 국내 시장을 넘어 베트남,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 진출해 있는 SBI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2년이 분위기 쇄신과 안정화 단계라면, 나머지 3~4년은 KTIC그룹의 세계화를 통한 목표 달성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설립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카하시 대표는 "내주 중에 그동안 준비해 온 KTIC글로벌의 스팩 1호 설립 관련 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5개 이상 스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팩 1호는 국내 A 증권사가 주관하는 이 스팩에 KTIC의 자회사인 'KTIC글로벌투자자문'과 SBI코리아홀딩스의 자회사 'SBI프라이빗에퀴티'가 발기주주로 참여한 형태라고 그는 설명했다. 스팩 규모는 200억여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
다카하시 대표는 "KTIC는 20여년간 벤처캐피털 역사를 써오면서 비상장 기업들과 튼튼한 네트워크를 축적하고 있어 다른 스팩들과 적극적인 교류가 기대된다"며 "스팩설립 발기주주로 참여 한 회사의 계열사는 스팩 투자 및 인수합병(M&A) 대상에서 제외돼 겪을 수 있는 곤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다카하시 대표는 KTIC 매각 가능성도 일부 열어뒀다.
그는 "이때까지 KTIC에 600억원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300~4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며 "그러나 투자자금 대비 높은 가격을 부르는 인수자가 나타나면 매각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금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기업전략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카하시 요시미 대표는 지난 18일 개최된 KTIC 임시주주총회에서 KTIC홀딩스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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