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해연 기자) 3월의 헤이룽장성은 설원(雪原)그 자체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성도(省都) 하얼빈(哈爾濱)시는 한마디로 눈밭속 도시다. 4월이 다 지나야 대평원의 잔설(殘雪)이 녹아내리고 5월에서야 봄이 시작된다니 가히 겨울공화국이라고 할만하다. 그래서 하얼빈 빙등제가 세계의 눈 매니어에게서 사랑받는 모양이다.
1년에 6개월 동안 눈꽃에 묻혀있는 때문인지 헤이룽장성의 초원은토질(土質)이 뛰어나다. 그래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그 대표적인 곳이 베이다황(北大荒)이다.
우크라이나, 미국의 중서부 평야와 함께 세계 3대 흑토지대로 불린다. 총명적 5만5천3백만㎢의 베이다황은 지난해 1500만t의 곡물을 생산해낸 지구촌 식량의 보고(寶庫)다. 식량 창고 주변에는 석유와 석탄, 목재, 광물자원, 건강식품이 수두룩하고 탄산수와 같은 먹는 샘물이 곳곳에서 솟아나온다. 여기다 무공해지역이 많아 말 그대로 녹색산업의 요람이라 할만하다.
헤이룽장성 상무청 허팡보(賀方波)부청장은 “이명박대통령이 주장한 녹색산업의 중흥에는 헤이룽장성과 같은 해외 녹색산업의 요람과 한국이 서로 ‘윈윈’하자는 의도도 담겨 있는게 아니냐”며 한국과의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
하얼빈 도착 이튿날. 베이다황의 설원을 둘러보고 인근의 세계 5대 탄산수의 공장 커둥(克東)을 답사했다.
아침 8시 진눈개비속의 하얼빈시를 뒤로하고 설원을 내달렸다. 5시간 넘게 북쪽으로 곳곳의 빙판길을 피해가며 내달려도 온통 눈밭뿐이다. 흡사 초등학생이 흰도화지에 연필로 비뚤비뚤 줄을 그어나가는 궤적이다.
베이다황의 중심도시 치치하얼시에 속하는 커둥현. 동북쪽에는 중국 삼림면적 60%를 차지하는 다싱안링(大興安嶺)원시삼림이 자리잡고 서쪽으로 광활한 후룬베이얼(呼倫貝爾)대초원, 남쪽으로 세계적인 두루미 서식지인 갈대습지가 있다. 녹색자원은 물론 생태관광의 보고인셈이다.
세계3대 흑토지대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커둥현. 이곳 사람들은 카길과 같은 세계적인 곡물 메이저들의 작전 탓에 베이다황의 옥수수 농장들과 우량 곡물상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헤이룽장성은 조만간 세계 최고의 식량보고로서 그 명성을 되찾을 거라고 말했다. 커둥에는 삼림공화국 인근도시답게 곽씨공방이며 이씨공방이니 하는 가문의 성을 내건 가구점들이 있어 이채롭다.
커둥현 정부 관계자는 “가구공장은 이미 현의 재정에 큰 보탬이 되었고 분유업체 다음으로 제2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 가구공장들이 중상층 이하를 상대로 추진하는 마케팅운영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시 커둥현 시내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향하니 430m 높이의 사화산(死火山)인 얼커산(二克山)이 나온다. 그 뒤로 세계 5대 탄산수의 공장 바오취안전(寶泉鎭)에 위치한 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낯익은 간판이 들어온다. 아리랑(阿里郞). 이곳이 커둥현의 유일한 조선족취락지역이다. 마을의 이름도 귀에 익는 춘광(春光)이란다. 그 옛날 만주벌판을 누비던 선조들의 숨결이 가까스로 느껴진다. 총 60여 가구로 마을주민 전체가 조선족이다.
황혼속의 춘광촌 |
마을사람들은 이 마을이 바로 프랑스·독일·일본·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천연탄산수(Na₂CO₃)가발견된 중국 유일의 탄산수 수원지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정부도 2005년부터 서둘러 이곳을 국가중점보호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춘광마을의 한 주민은 탄산수는 1억3700년 전에 형성된 백악기 사암(白堊紀砂巖)의 틈새에 육각수로써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약알칼리 탄산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240m지하에서 직접 끌어올린 물로 나트륨,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과 영양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일반 생수보다 몇 십배가 많다
고 자랑했다.
탄산수 생산업체인 세일천유한공사의 류웨이궈(劉衛國) 대표는 “생태환경보호차원에서 엄격한 환경기준 아래 프랑스 에비앙을 능가할 정도의 최신설비를 갖추어 최고의 탄산수를 생산해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자동생산라인 |
또한 “취수에서 병입까지 원터치 캔과 병라인은 전부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자동생산라인으로 제조과정상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등 성분변화를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은 물론 중풍, 위분비기증조절 등 각종 질병을 고치는 신비의 물이라는 전설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내부에 들어서자 자동생산라인이 설치돼 있는 공간은 철저히 통제되었다. 작은 창문으로 새하얀 유니폼과 마스크 및 모자 차림을 한 직원들이 수원처리, 포장, 출고 등 일련의 작업에 분주히 몸을 움직이고 있다.
류대표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생활수준이 향상된 소비자들이 물에 대한 건강에도 이목을 가지게 됐다”며 “비록 세일천 탄산수가 출시 된지 얼마 안됐지만 그 효능은 물론 지명도까지 높아져 짧은 시간 내에 물시장에서 베스트셀러가 될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이미 탄산수 시대에 들어서 세일천 탄산수는 이미 브랜드아이콘과 건강과 유행 아이콘이 되었기 때문에 사치품, 프리미엄고객의 물이라고 일컬어도 된다”고 말했다.
shjha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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