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주택담보대출의 새 기준금리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발빠른 영업전략으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1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했으며 이 같은 판매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농협중앙회 등 7개 금융기관이 취급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은 15일 현재 2조9028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1조2487억원(75.5%) 급증했다.
이 기간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9조1299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422억원(0.2%) 증가했다. 코픽스 연동 대출의 증가분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는 8065억원 감소한 셈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대출에서 코픽스 대출로 갈아탄 건수도 4336건, 액수로는 4586억원으로 CD 연동 대출에 대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체 대출에서 코픽스 연동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4.1%로 CD 연동 대출 33.5%를 출시 2개월 만에 앞질렀다.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7개 시중은행이 신규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유형별 실적을 보면 고정금리 대출이 5.2%, CD 연동 33.5%, 코픽스 연동 34.1%, 기타금리 연동 27.2%로 나타났다.
코픽스 대출을 출시한 이후 각 은행 별 코픽스 대출 비중은 국민은행 20%, 우리은행 70%, 신한은행 56%, 하나은행 48%, 기업은행 44% 등이다.
이처럼 코픽스 대출이 CD 금리 연동 대출을 앞서고 있는 것은 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처음 출시된 지난 2월 3.88%에서 4월 3.26%로 0.6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CD 금리는 2.88%에서 2.45%로 0.43%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1억원을 받을 때 코픽스 및 CD 연동 대출을 비교하면, 현재 CD연동대출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와 설정비 면제 가산금리(0.2%)를 더하면 연 5.39%다. 반면 코픽스 대출(3개월 변동)은 연 4.79%로 CD보다 0.6%포인트 낮다.
만약 코픽스 대출을 6개월 변동으로 할 경우 금리가 연 4.74%로 3개월 변동보다 0.05%포인트 낮다. 현재 4개의 코픽스 변동금리 가운데 6개월짜리가 가장 낮다. 따라서 1억원 대출에 대한 이자는 CD연동의 경우 44만9200원이지만, 코픽스(6개월 변동)는 39만5000원으로 매월 5만4000원의 차이가 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지수가 하락하며 고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한동안 코픽스 저금리가 유지된다면 이 같은 인기는 계속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금리 선택폭이 넓어지고 스스로 자신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CD금리의 경우 3개월 주기로 금리가 변동하지만 코픽스의 경우 금리변동주기가 3~12개월로 다양하다. 시중금리 반영도가 높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금리변동성이 낮은 잔액기준 코픽스 등 고정금리 중에서 각자의 형편에 맞춰 금리쇼핑을 할 수 있다. 금리변동 주기가 길어지면 금리상승기 이자부담 급증 위험은 낮아진다.
코픽스 대출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 대출이 아직 출시된 지 얼마 안 돼 향후 실적 확대 가능성이 긍정적이며,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코픽스 대출에 대해 모르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연장하거나 신규가입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유치된 코픽스 대출 대부분은 잔액기준 금리보다는 신규취급액기준 금리가 많았다. 이는 국내 기준금리가 단시간 안에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코픽스 대출의 이 같은 인기는 출구전략 실행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CD 금리가 예적금·은행채·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 코픽스 조달 금리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코픽스 대출이 CD 연동 대출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인상시기에는 기존 대출 상품보다 가파르게 오를 수 있어 상품 가입 시기를 적절히 가늠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처럼 신규취급액기준 금리가 꾸준히 하락한다고 볼 수 없다"며 "안정성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잔액기준금리를 권한다"라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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