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산 해운데 벡스코에서 시보레 브랜드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마이크 아카몬(가운데) GM대우 사장. 양 옆은 동석한 릭 라벨 부사장(왼쪽)과 김태완 부사장. (제공=GM대우) |
(부산=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GM대우가 내년 제네럴모터스(GM)의 브랜드 중 하나인 ‘시보레(Chevorlet)’ 브랜드를 도입한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사진>은 2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모터쇼 미디어데이에서 이를 공식 발표했다.
아카몬 사장은 신차 발표에 앞서 스포츠카 ‘시보레 카마로’를 타고 무대에 등장, 새 브랜드 도입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카마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에서 주인공의 로봇 차 ‘범블비’로 등장, 국내에도 친숙한 모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또 이를 검토하고, 또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카몬 사장은 신차발표회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브랜드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GM대우 전시장 앞에 공개된 시보레 카마로. 이 차량은 내년 중 국내에 수입 판매된다. (제공=GM대우)
◆GM대우-시보레 등 3개 브랜드 공존
시보레 브랜드 도입으로 GM대우는 당분간 3개 브랜드를 같이 사용하게 된다. 현행 GM대우와 시보레, 그리고 ‘알페온’ ‘베리타스’ 같은 개별 브랜드가 공존하는 것이다.
아카몬 사장은 기자회견 내내 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출시되는 차량에 어떤 브랜드가 부착될지는 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알페온’은 현대차 ‘제네시스’와 같이 개별 브랜드로 나오고, ‘시보레 올란도’ 같이 내년 이후 출시 차량은 그 때 가서 브랜드가 정해지게 된다.
국내 첫 시보레 브랜드는 이날 타고 나온 ‘카마로’로 확정됐다.
아카몬 사장은 이어 “브랜드별 영향력 등에 대한 분석은 추후에 필요하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시보레 전면 도입 등 브랜드 정책 변화에 대한 여지는 남겼다.
그 밖에 변화는 거의 없다. GM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시보레’ 브랜드 사용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 지급은 없다. 판매망도 기존 방식 그대로다.
특히 사명 교체에 대해서도 아카몬 사장은 “검토한 적 없다”고 못박았다.
시보레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아카몬 사장. (제공=GM대우)
◆조심스러운 시보레 도입, 그 이유는
이로써 GM대우는 총 3~4개의 브랜드를 갖게 된다. 한 자동차 회사가 고급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로 나누는 브랜드 전략은 일상적이다. 하지만 이같이 복잡한 전략은 흔치 않은 일.
아카몬 사장은 “(자체 조사 결과) 국내 80% 고객이 시보레 로고를 알아보고 60%가 이를 인식하고 있다”며 “내수 판매를 늘려 공장 가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라세티 프리미어 ID 등 GM대우 인기 차종 구매자가 사비를 들여 시보레 로고를 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사측의 말에 설득력을 보탠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도 여전하다. GM대우가 올 1월 이를 공식화 한 이후 사실 여부를 떠나 ‘중국 공장 이전’과 ‘한국의 생산기지 전락’ 설(說)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다.
이에 따라 전면 도입이 아닌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적절한 브랜드를 내놓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시보레의 첫 차를 대중차가 아닌 스포츠카 ‘카마로’로 선택한 것도 국내에서도 비교적 친숙한 데다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올릴 수 있는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GM대우에 유익한 결정 될 것”
기자간담회 중인 아카몬 사장. (제공=GM대우) |
아카몬 사장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시보레 브랜드 도입은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이는 한국 시장 토착화에 오히려 유익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 쿠니 부사장 역시 “GM대우는 한국에서 9000명을 고용하고 30개 차량 및 엔진을 개발해 왔으며, 이를 위해 총 7조원을 투자했다”며 이 같은 설을 일축했다.
아카몬 사장은 마지막으로 “우리의 목표는 내수 및 수입 판매 증대로 한국 내 생산시설을 풀 가동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알페온 같은 신차를 출시하고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한 것”이라며 “앞으로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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