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한국거래소와 자회사 코스콤이 증권거래정보 분배사업권 이관 여부를 두고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보 사업권을 보유한 코스콤은 30년 이상 증권 거래정보를 증권사나 정보사업자에 공급해 수익을 얻어 왔으나 거래소로부터 권리 이관 요구를 받았다.
거래소가 2007년 3월 사업권 이관을 합의했다는 입장이지만 코스콤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두 기관은 2011년 7월부터 정보분배시스템(하드웨어) 소유권을 거래소로 이관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서만 보면 시스템 소유권은 거래소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내년 7월까지 정보사업을 거래소로 이관해 관리ㆍ감독상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예산으로 올해 180억원을 편성했다는 설명도 담겼다.
이는 감사원이 거래소에 대해 정보분배시스템 관리ㆍ감독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작년 4월 코스콤은 코스피200 산출 오류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코스콤은 2007년에 작성한 합의서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합의서는 코스콤 노조위원장을 지낸 정모 씨와 소수 거래소 관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현재 정 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인물로 당시 이익관계에 따라 작성한 것인 만큼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장외채권과 외환을 비롯한 대부분 시장 정보를 회원사에 취합ㆍ제공하고 있는데 어느 한 부분만 거래소에 넘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관련 노하우도 없는 거래소가 정보사업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보 사업권은 1977년 거래소 전산팀에서 분리 신설한 코스콤이 33년째 맡아 오고 있다. 이 사업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50%에 맞먹는 만큼 코스콤도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콤과 아직 합의한 내용은 없다"며 "예산으로 편성할 180억원도 합의 후에 시스템 인수에 쓰일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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