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전자는 종합전자 기업이다. 반도체·LCD 등 부품에서 TV·휴대폰·생활가전·PC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그룹계열사인 삼성전기·삼성LED·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삼성코닝정밀소재 등을 더하면 삼성의 수직계열화는 더욱 공고해진다.
이는 삼성이 전자산업에서 리더십을 유지해온 가장 큰 비결이다. 삼성전자 TV에는 반도체 사업부가 제조한 칩이 들어간다. 삼성전자의 LCD 제품을 사용한다. 여기에 삼성LED의 LED 칩, 삼성코닝의 유리기판, 삼성전기의 MLCC 등 주요 제품이 삼성이라는 지붕 아래서 모두 만들어진다. 각 부문 간의 협력을 통해 부품간 최적화도 가능하다.
최근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아몰레드’(AMOLED) 열풍은 수직계열화의 파괴력을 잘 보여준다. 삼성LED가 생산한 AMOLED는 삼성전자 휴대폰 등에 채용된다.
이를 통해 삼성 모바일 제품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다. 삼성LED도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AM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구매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이를 통해 기술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부품과 완성제품의 상호협력보다 제품과 소프트웨어 사이의 궁합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의 첫 휴대폰 제품인 아이폰은 아이튠즈·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의 힘을 바탕으로 전세계 모바일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구글TV가 소개됐다. 이 역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반영한 제품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용 OS ‘바다’를 출시했다.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앱스’도 내놨다. TV 부문에서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소프트웨어 바람은 애플·구글의 열풍에 비해 미미하다.
부품에서 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는 2000년대 삼성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소프트웨어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삼성이 이러한 트랜드에 잘 대응해 미래 전자시장을 이끌지, 아니면 과거 주요 전자기업들이 전성기 이후 쇄락했던 전례를 반복할지 앞으로 수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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