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이 진통을 겪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41개 대기업그룹의 신용위험을 평가해 현대그룹과 성동조선, SPP(조선사) 등 올해 추가된 3곳을 포함해 9개 그룹을 재무구조 개선 약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동부, 한진, 애경, 금호, 유진, 대한전선 등 6개 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약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 대상에 올랐던 하이닉스는 영업실적이 개선돼 올해는 제외됐다.
채권단은 그러나 현대그룹과 아직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 측의 반발이 너무 심해 아직 협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양측이 재무구조 개선 내용 등을 조율하고, 실제 약정을 체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대상으로 분류했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난해 5천76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84%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현대그룹 측은 이에 대해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데 따른 것으로, 현대그룹을 재무구조 개선 대상으로 분류한 주거래은행(외환은행)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반발해왔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은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선박의 건조자금 지출이 국내 어떤 대형 선사보다 적은 상황이고, 흑자로 전환해 영업이익을 내는 상황에서 부채비율은 오히려 `건강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국적 외항선사를 대표하는 한국선주협회가 금융권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 대상에서 해운사를 제외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용위험 평가 결과, (현대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과 약정을 맺는 그룹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과 부실 계열사 매각 등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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