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망' 美여성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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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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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거대한 어미 거미를 형상화한 청동 조각상 '마망(Maman)'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출신의 미국 여성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가 지난달 31일 숨졌다. 향년 98세.

   
 
'마망'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프랑스 출신의 미국 여성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가 향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 : 국제갤러리)
웬디 윌리엄스 루이스 부르주아 스튜디오 이사는 지난달 29일 밤 부르주아가 심장마비 증세로 뉴욕의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 입원한지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11년 프랑스 파리의 태피스트리 갤러리를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8살 때부터 드로잉 작업에 참여하며 일찌감치 예술적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가정교사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는 어린 시절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 이어 어머니마저 사망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예술적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1974년 설치미술 작품 '아버지의 파멸'에서 아버지와의 고통스러운 관계를 그려내기도 했다.

부르주아 스스로도 "나의 모든 영감은 어린 시절, 교육, 프랑스에서 나온다"고 술회한 바 있다.

아버지의 부도덕한 모습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 문란한 언니와 가학적 취미를 가진 남동생도 청·장년 시절 그에게 큰 아픔으로 남았다.

부르주아는 1938년 미국인 미술사학자와 결혼하면서 뉴욕으로 이주했다. 이후 60세 가까이 되도록 무명 시절을 보내다 1970년대 들어서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82년에는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회고전을 여는 등 최고의 페미니즘 작가로 명성을 날렸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는 양탄자 무늬 도안을 그리던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초기에는 격자무늬와 원, 평행선 등을 소재로 했으나 최근에는 자연과 모성, 여인의 이미지를 모티프로 삼았다.

또 100세 가까운 나이에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은둔생활을 하며 작업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한편 지난 2~3월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국제갤러리에서 꽃과 모성을 주제로 한 부르주아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리기도 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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