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재환 기자) 간 나오토(菅直人) 차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8일 공식 출범한다. 신임 총리는 새 내각 구성과 당직 인사에 있어 '탈(脫) 오자와' 색깔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고 7월 참의원 선거를 진두지휘하기 위한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 총리는 지난 4일 당 대표 경선 승리에 이어 총리 지명 선거에서 제 94대 총리로 선출됐다. 이어 익일인 5일 심야 반(反)오자와 그룹을 새 내각과 당의 핵심인사에 포진시키는 인사를 발표했다.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을, 당 2인자인 간사장에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행정쇄신상을 발탁했다. 골수 반 오자와 그룹인 에다노 행정쇄신상의 간사장 기용은 이번 인사에 최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간 총리는 오자와 그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에다와 간사장 내정을 관철시켰다. 그는 에다노 행정쇄신장 발탁에 있어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총리보다 당 간사장이 논쟁에 나서야할 일이 많다"며 "(에다노 행정쇄신상은) 선거의 얼굴로 바람직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비록 오자와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자신과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한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중의원 환경위원장은 당의 요직인 국회대책의원장에 내정하고 친 오자와 계열의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총무상을 유임하는 방식으로 '화합인사'의 모양을 갖췄지만 오자와 그룹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가 이같은 인사구성을 강행한 것은 또 내각은 하토야마, 당은 오자와가 맡았던 기존 이중권력 시스템에서 탈피해 당정 일체의 강력한 리더쉽을 구축해 내각과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7월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함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한 직후 실시된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하토야마 전 총리의 사임이 당연하다는 의견은 66%, 오자와 간사장의 사임이 당연하다는 응답은 87%였다. 국민 10명중 9명이 오자와를 싫어한다는 의미다.
결국 간 총리는 당내 최대 세력인 오자와 그룹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당장 여론을 반영해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반 오자와 바람에 편승해 대권을 잡은 간 총리의 정치 운명을 가를 첫번째 시험대는 코 앞으로 다가온 참의원 선거다. 간 총리는 당내 리더십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참의원 선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선거에서 패배해 참의원에서 과반 확보가 불발하면 간 총리는 국회운영을 위해 다른 군소 정당과 연립을 구성할 수 밖에 없다. 오자와 그룹의 '책임론'과 궁지에 몰린 민주당을 이끌고 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인물인 오자와 간사장에 힘이 몰릴게 뻔하다. 또 한명의 단명 총리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하토야마 전 총리 사임 직후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1주 전에 비해 9%포인트 올랐다.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 4일 "이번엔 나서지 않았지만 진짜 승부는 9월이다"고 말했다. 간 총리의 민주당 대표 임기는 하토야마 전 대표의 잔여임기가 끝나는 9월까지라는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또 오자와 간사장이 사임하면 그의 당내 영향력도 위축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집고 9월 대표 경선때는 후보를 내세워 간 총리와 대결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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