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로 인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부실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시장이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로까지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中 부동산대출 관리감독
중국 은행관리감독위원회(이하 CRBC)는 15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2010년 부동산 개발 및 담보대출 부실 위험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일부 은행은 규제당국의 자본 확충 요구 및 대손충당을 피하기 위해 부실 대출을 대차대조표에 제대로 표기하지 않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면밀히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CRBC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주택담보 대출 뿐만 아니라 부동산개발 대출이 야기할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왔다.
특히 지난해 경기 진작을 위해 중국 정부가 1조4000억 달러 규모까지 늘렸던 신규대출이 자산 거품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으로 중국 부동산 관련 대출액은 총 7조3300억 위안에 달해 전년도보다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CRBC는 은행권에 리스크 관련 보고서를 6월 말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젠헝(劉健恒·Kelvin Lau) 스탠다드차터드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현재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위험수준에 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실대출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할 경우에도 중국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中 자본시장 동향
지난해 심각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중국 자본시장은 비교적 잘 버텨왔다.
양샤오우(楊曉武) 중국증권업협회 부회장은 “2009년 중국 자본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등 악재 속에서도 상승 모멘텀은 유지했다”며 중국 자본시장 발전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류밍캉(劉明康) CRBC 주석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은행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처해 한 단계 진전된 모습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제레미 그랜덤(Jeremy Grantham) 그랜덤마요밴오털루(GMO) 펀드 회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자산 버블을 억제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실험적인’ 조치 덕분에 중국 부동산시장이 과거 미국처럼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中 주택시장 동향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에도 11.9%를 달성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3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2주택 이상 구매자에 대한 계약금 비율과 모기지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의 각종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지난 주 발표된 통계자료에서는 중국 70개 주요도시의 5월 부동산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12.4% 오른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었다.
하지만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중국 부동산시장은 과열되지 않았다”면서 “중국인들의 왕성한 주택실수요가 부동산시장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가격에 거품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도시 지역의 일반 아파트의 경우,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주민들의 견조한 주택실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0년 이래 베이징·상하이와 같은 1급 대도시, 각급 성도(省都) 및 중소도시로 이주하는 중국인은 매년1500~2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미국 뉴욕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다. 따라서 광범위한 주택수요가 중국 주택시장을 견고히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일부 과열된 주택시장에서 점차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로치 회장은 덧붙였다.
◇ 中 지방정부채무 관리감독
이밖에 중국 국무원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지방정부의 채무 부실 위험성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국무원은 지방 정부의 채무를 정부 예산관리 시스템에 포함시키고, 불법 경로를 통한 지방정부의 은행 담보대출 행위를 철저히 규제하기로 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지방 정부의 채무를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방정부가 받은 대출금은 작년말까지 동기대비 70.4%가 늘어난 7조3800억위안으로, 전체 채무의 20.4%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1년간 시중에 풀린 신규대출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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