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남아공월드컵 최대 수혜 주종은 어떤 것일까.
예전 같았으면 으레껏 맥주가 당연히 꼽혔을 것이다.
6-7월은 맥주 성수기 인데다 경기 관람이 끝난 뒤 청량감이 있는 맥주를 찾는 주당이 많았던 것이 감안돼서다.
하지는 올해는 맥주 독주체제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경기 관람 후 맥주 대신 막걸리를 찾는 고객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곤 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전 경기가 끝난 뒤 판매수치가 나와야만 정확한 판매실적을 알 수 있겠지만 어쨋든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막걸리 열풍은 여전한 듯하다.
해를 거듭해도 막걸리 인기가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기업의 막걸리 시장 진출설은 무성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막걸리 시장 진출 가능 업체는 CJ제일제당, 롯데, 농심, 샘표식품을 비롯해 1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업체명만 무성할 뿐 대부분이 정작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세업체들이 많은 막걸리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다는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막걸리 개발에 매달려 시제품을 완성해 놓고서도 시판은 차일피일 미루는 등 시장진출과 관련해 딜레마에 빠졌음을 토로한다.
명품 막걸리 개발이 가능한 기술력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돈되는 일에는 염치없이 숟가락 드는 게 대기업의 윤리”라는 지적이 따가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막걸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론 국내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점도 대기업의 시장진출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제조시설은 갖고 있지 않고 대기업만의 자본력과 유통망을 염두에 둔 시장진출을 엿보지만 이 조항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에 해외시장 공략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국내 판매는 금지하지만 수출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현재 일본 막걸리시장에 진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는 진로와 롯데주류BG가 대표적이다.
종합주류도매면허를 갖고 있더라도 막걸리 도매를 취급하기 위해선 별도의 전통주 주류도매면허를 따야한다는 조항도 대기업으로선 부담요인이다. 이들 주류도매상을 끌어안기 위해선 수십억의 자금출혈이 감수돼야 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규제조항을 뜯어고쳐서라도 대기업과 영세 막걸리 제조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고 시장 자체 활성화를 위해선 규제조항 철폐 등 발전적 상생모델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곱씹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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