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요즘 진로 경영진은 속이 타들어간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리얼디더블유의 풋백옵션 행사가 현실화된다면 자금난 가중 등 진로 경영이 발목잡힐 가능성을 배제 못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진로측은 지난달 초부터 자사 임원들을 총동원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주가 상승으로 진로 경영진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로 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지분율 56.7%)는 진로 재상장을 앞둔 지난해 6월 리얼디더블유에 진로 지분 441만주를 넘기면서 주당 5만3374원(총 2357억원)에 되사주는 풋옵션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풋옵션 행사일은 7월부터 9개월간이다.
이 기간 중 리얼디더블측은 진로 주가가 매입당시 가격을 밑돌 경우 각각 5.45%의 수익률을 보장받고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풋백옵션 행사로 인해 진로측이 부담해야할 소요자금만도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진로 1년치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리얼디더블유가 이달 당장이라도 풋백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진로 주가는 지난달 30일 현재 3만3900원으로 행사가격을 훨씬 밑도는 등 추후 자산가치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자산가치가 오르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설 경우 가차없이 풋백옵션을 행사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라고 지적한다.
이럴 경우 금호를 잡았던 ‘풋백옵션’이 진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진로의 ‘주가띄우기’는 실로 눈물겹다. 오는 8월27일까지 장내에서 자사주 100만주를 사들여 소각키로 결정했을 정도이다. 지난 6월 한달동안 매입한 자사주만도 16만4000여주에 달했다.
이때 동원된 임원은 윤종웅 진로사장을 비롯, 하진홍 진로이사 등 20여명에 이른다.
이런 노력에도 진로의 주가는 지난 5월31일 3만3050원에서 6월30일 3만3900원으로 고작 2.6%(850원) 상승했을 뿐이다.
하이트홀딩스측은 주가띄우기가 당초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돈을 빌리든지 아니면 다른 투자자를 찾아야 하나 이 또한 여의치 않다는 후문이다.
하반기 기업경영이 불투명한데다 주식시장 미래 또한 밝지 않다는 점이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는 것이다.
리얼디더블유측이 풋백옵션 행사를 과연 진행할지 여부와 행사가 이뤄진다면 그 이후의 진로 후속조치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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