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 동안 해외 자동차업체와 합자 형식을 통해 외국차 모델 생산에 주력해왔던 토종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기 시작한 것.
그 중 선두업체라 할 수 있는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일찍이 폴크스바겐이나 GM 등과 합자해 해외 브랜드를 생산해 온 것 외에도 ‘룽웨이(榮威 ROEWE)’와 ‘밍쥐에(名爵 MG)’등 독자적인 라인을 시장에 선보여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베이징자동차그룹(BAIHC·이하 ‘베이징자동차’)도 자체 브랜드 ‘베이징’을 개발해 산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5일 보도했다.
베이징자동차는 그 동안 현대·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합자형식으로 해외 브랜드 차량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베이징 토종 자동차 브랜드는 거의 ‘공백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3일 베이징자동차가 자체 브랜드 공장을 베이징 순이(順義)구에 건설하기로 하면서 자체 브랜드 개발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자동차 측은 총 40억 위안(7223억원 가량)을 투자해 오는 8월 달에 착공에 들어가 내년 10~11월 준공 후 생산·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순이구는 베이징현대공장 및 베이징자동차연구본부가 자리잡고 있는 베이징 자동차 산업의 핵심지구이다. 따라서 자체 브랜드 공장을 순이구에 건설하는 게 당연하다고 업계 인사들은 입을 모았다.
사실 자체 브랜드 개발을 위한 베이징자동차의 노력은 오래 전부터 시도돼왔다.
2006년 말, 베이징자동차는 연구본부를 설립할 당시 ‘베이징’이라는 토종브랜드 연구개발을 핵심 중점에 두고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작년 12월에는 GM의 스웨덴 자회사인 사브의 자산 일부를 인수하면서 사브의 자동차 모델 중 일부를 중국 내에서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또한 베이징자동차는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모터쇼에서도 자체 개발한 콘셉트카를 10여개 선보이기도 했다.
베이징자동차는 당시 선보인 중형차·소형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중 SUV의 일종인 위셩(域勝)007과 베이징B40 모델을 각각 올해 9월과 내년 상반기에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자동차가 이처럼 자체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와 핵심 연구개발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업계 인사들의 의견이다.
베이징자동차는 그 동안 크라이슬러와 합작을 통해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지프(Jeep) 등 SUV 생산 기술력만 축적했을 뿐 정작 자동차 시장의 주류인 세단 영역에서는 콘셉트카 개발 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다고 신경보는 보도했다.
쉬허이(徐和誼) 베이징자동차그룹 회장도 일전에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브랜드는 향후 디이자동차(第一汽車ㆍFAW)의 ‘훙치(紅旗)’나 상하이자동차의 ‘상하이’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베이징 자동차의 자주혁신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자동차 측은 이번 자체브랜드 공장 건설을 통해 2011년에는 연간 15만대를, 2013년부터는 연간 30만대에 달하는 자체 브랜드 승용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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