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세계 자동차시장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고급차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젊은 부유층의 수요가 판매 증가세를 이끌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올 상반기 BMW의 글로벌 판내고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도 판매량이 15% 늘었고 아우디도 20%에 가까운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이안 로버트슨 BMW 세일즈ㆍ마케팅 부문 대표는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이같은 회복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요아킴 슈미트 벤츠 세일즈ㆍ마케팅 부문 대표도 "3분기에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거들었다.
눈에 띄는 건 고급차 중에도 고가 모델이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벤츠는 미국에서 10만달러가 넘는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 차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했고 BMW도 주요 모델인 7시리즈뿐 아니라 5시리즈GT 또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BMW의 고급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의 경우 40만달러가 웃도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미국에서만 1년 전에 비해 3배나 많은 970대가 팔렸다.
반면 저가형 모델은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벤츠의 경차 브랜드인 스마트는 판매고가 17% 감소했고,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는 수요가 7.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급차 수요 증가를 주도한 것은 중국시장이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 된 중국에서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젊은 부유층의 수요가 두드러졌다. 포춘은 중국의 신흥 부자들은 사치품을 소비하는 데 결코 싫증을 내는 법이 없다고 했다.
BMW와 벤츠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1년 전에 비해 두 배나 많은 7만5615대, 6만500대를 각각 팔았고 아우디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67% 가까이 늘었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문즈닷컴의 칼 브라우어 수석 애널리스트는 "S클래스를 찾는 중국 소비자의 평균 연령은 26세로, 다른 지역의 평균 연령인 55세와는 대조적"이라며 "중국의 젊은 부유층들이 벤츠의 이미지를 갖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중국을 비롯한 극동 지역의 수요를 가장 잘 만족시키는 자동차 메이커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거둬들이면서 지난 1분기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성장 둔화 조짐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중국에서는 자동차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무려 25% 급감했다.
nvces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