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민지 기자) “지난 10년이 이지함 화장품이라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 시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좀 더 매출 볼륨을 키워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발돋움 할 것.”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이지함화장품 김영선(42)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그녀의 솔직하고 당찬 계획을 들어봤다.
김 대표는 “이지함화장품은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의사가 개발한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에서 시작해 올해 초 식물 줄기 세포 활성화제 함유 화장품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트렌드로 시장을 선두하며 매출신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시장을 시작으로 적극적 수출을 통해 쉼 없이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과 졸업해 약사의 길을 걷지 않고 제약회사 PM(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저)을 선택했다. “당시 약대를 나오면 약사로 취업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었지만,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다”며, “PM은 약사로서의 전문성도 살리고 마케팅에 관련된 업무를 배울 수 있어서 택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1997년 존슨앤드존슨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프로페셔널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면서 피부과병원을 상대로 마케팅을 했던 인연으로 이지함피부과 세 원장들과 친분을 쌓았다.
당시 이지함피부과에서는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자체 개발한 물약을 처방하고 있었는데, 2000년 의·약 분업과 함께 더 이상 처방이 불가하게 됐다. 그때 김 대표는 이지함피부과가 자체 개발한 제품을 화장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화장품인 코스메슈티컬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제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던 시기였다.
그 해 2000년 7월, 김 대표는 잘나가던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팀장 자리를 과감히 그만두고 이지함 3명의 의사들과 함께 화장품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제품생산에 들어갔다.
그녀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이지함화장품은 화장품에 의약품 개념을 도입한 코스메슈티컬이라는 제품으로 화장품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여기저기서 제품을 팔아보겠다는 연락이 오고 일 년치 판매 예상 제품이 3개월 만에 동나는 등 정말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주문이 쇄도했다.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4년 만에 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김 대표는 “기존의 병원과 약국을 비롯해 마트 유통에 이어 전문점 전용제품을 출시해 시판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 할 계획”이라며, “작지만 아름다운 기업,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회사로 키워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영선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여성으로서 지금의 회사를 일궈내기 어려움은 없었나.
“오히려 여자이기 때문에 회사 운영하면서 좋은 점도 많습니다. 특히 화장품 회사이기 때문에 사장이기 이전에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또 소비자의 생각과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데 있어 훨씬 쉬웠습니다. 피부를 알아야 제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CEO로서 피부에 대해서는 피부과 의사만큼 알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10주년을 맞은 이지함화장품, 향후 계획은
“이지함 화장품이 1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해 올해 초 3년에 걸쳐 야심차게 준비해온 피부 줄기세포 활성화제 성분을 함유한 안티에이징(노화방지) 화장품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가격 거품은 빼고 최고의 품질을 자신합니다. 이번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이지함화장품이 홈쇼핑 유통에 첫 진출했습니다. 홈쇼핑 진출을 계기로 더욱 전략적인 제품과 유통망 강화로 외형 성장을 이뤄내겠습니다.”
“앞으로도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의 선두주자인 이지함화장품은 국내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서 우수한 품질력으로 아모레퍼시픽, LG생건 등의 대기업과 경쟁할 것입니다. 또한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명품 화장품브랜드로 키워가겠습니다.”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여성 직장인들을 살펴보면 20~30대가 많습니다. 그러나 40~50대의 여성임원은 거의 찾기 힘듭니다. 물론 직장여성으로서 결혼과 육아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꿈과 끈기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달려가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꿈꾸고 바라는 인생은 어느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조금씩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한 달, 일 년, 십 년 단위로 인생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계획을 지키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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