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중화사상이 강한 중국이 비영어권국가에서 만든 영어시험을 국가 공인으로 채택했다는 건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등급별 성적분석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아시아 영어교육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이호열 국제토셀(TOSEL, Test of the Skills in the English Language)위원회 위원장(48·사진)은 지난 4월 중국 정부기관인 전국 고과기산업화창신위원회로부터 토셀을 국가 공식 영어능력시험으로 인정받은데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이호열 국제토셀위원회 위원장. |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9월부터 북경대학교를 시작으로 각 대학 관계자들에게 토셀을 홍보해왔다. 이미 중국에서 토익과 토플이 영어시험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비영어국가인 한국이 만든 토종 영어시험을 알리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토셀의 '등급별' 강점은 중국 시장에도 통했다. 지난해 중국 국가창신위원회에서 먼저 연락이 온 것.
"이는 수년간 차분하게 준비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영국 등 다른 나라의 영어시험과 경합한 결과, 중국 교육부가 우리쪽에 브리핑을 제안했죠. 올해 초 최종 브리핑 자리에 갔는데 다른 부처 관료들이 10명이나 있더군요. 무엇보다 중국 교육 전문가들이 토셀을 직접 풀어보고 옥스포드에서 출간한 보고서와 통계를 참고하는 등 순수하게 시험의 질만 놓고 평가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처럼 토셀이 중국의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개인별로 제공하는 성적분석자료가 주효했다.
스타터, 베이직, 주니어, 인터미디어트, 어드밴스로 등급이 나눠져 응시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시험을 보고 그에 따른 성적분석표도 받아 볼 수 있다.
"토셀은 종합건강검진이나 마찬가지에요. 등급별로 시험을 보고 나면 각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 수 있죠.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도 성적분석 자료를 토대로 교육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토셀의 또다른 강점은 '신뢰도'다. 토플은 100% 문제은행 방식이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가 종종 출제된다. 그래서 심지어 학원가에서는 통째로 본문을 외우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토셀은 매번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새로 낸다.
"일년에 5번의 시험을 치르는데 매번 문제를 새로 제출합니다. 토플이나 토익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같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죠. 하지만 토셀은 오로지 응시자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죠."
이 회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대학들이 해외 학생을 유치하고 국격을 높이는데 토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베이징대, 베이징외국어대, 베이징언어대의 교수들이 연합해 설립한 교육기관인 베이징연원교육과기유한공사에서 한국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을 선발할 때 토셀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어요. 이 곳은 한해 5000명의 한국 유학생을 배출합니다. 미국은 자국 유학 관련 산업으로 한 해 13조원을 벌어들인다고 해요. 토셀을 이용하면 우리나라 교육 서비스의 우수함을 홍보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육을 통해 한중 양국간 교류를 확대하고, 양국 학생들의 영어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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