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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세계경제 '더블딥' 논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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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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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지속하던 세계경제가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로 '더블딥'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중국 제조업지수가 당장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있고 유럽권에서는 스페인발 대규모 국채 만기로 7월 위기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세계경제 주축인 G3 경제가 모두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반면 더블딥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낙관론도 여전히 있다. 주요국 경기지표 둔화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잔파동'일 뿐 회복세가 중단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IMF 더블딥 위험 경고=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미국의 부동산 부문에 대해 "더블딥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미 경제 회복세가 기대했던 것만큼 견고하지 못하다면서 이는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빈사 상태에 빠진 주택시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5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32.7% 급감해 1963년 지표 작성 이후 최악을 나타냈다. 주택시장의 침체는 민간의 고용 창출 능력과 맞물려 있다. 주택시장은 고용의 4%를 담당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침체는 고용 침체로 직결된다.

미국 실업률도 여전히 9%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민간의 자생적 회복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게다가 일본과 유로존 국가들의 '긴축'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세가 꺽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미 유로존 일부 국가는 재정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2011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해 재정적자 감축안을 공언했다. 그리스도 2014년까지 GDP의 10%에 해당하는 예산을 줄이기로 결정했고, 스페인도 2013년까지 재정적자폭을 GDP대비 3%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부양의 필요성이 가시지 않는 상황임에도 '긴축'의 필요는 더이상 늦추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더블딥을 우려하는 주요 학자들은 이같은 경제지표의 둔화와 재정 긴축을 근거로 내세우며 더블딥의 필연을 주장하고 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금 세계는 제3의 불황 초기 단계에 있다"며 "장기 실업이 늘어나는 미국과 유럽은 긴축재정으로 장기 침체를 겪게 되고 그 결과 세계 경제가 심각한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유럽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크고, 일본은 벼랑 끝에 서있는데다 중국도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딥 우려는 기우 불과=반면 더블딥보다는 소프트 패치(일시적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성장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마이너스 성장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더블딥 주창자들은 그간 미국 경제 회복세의 가장 큰 근거였던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의 2개월 연속 하락을 더블딥의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제조업 지표들을 보면 제조업 경기가 꺽였다는 신호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하며 일시적 둔화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뒀다.

그는 제조업 가동률이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재고 확충이 진행중에 있다며 ISM 등 일부 제조업 지표가 둔화기미를 보인다고 해서 이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도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그널을 줬다는 풀이다. 브라질, 인도, 대만 등 신흥국들의 잇단 금리 인상은 오히려 글로벌 더블딥 우려를 완화해주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더블딥 공포로 현금 확보 욕구가 강해 한주간 글로벌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자금이 지난 2009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면서도 신흥시장과 유럽의 주식형 펀드는 플러스 전환한 것을 예로 들며 "신흥국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완화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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