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5일 재계 총수들을 승지원으로 초정해 만난다. 조석래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공석이 된 회장직을 맡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14일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계총수들이 15일 승지원에서 저녁 만찬 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임은 최근 조석래 효성 회장이 사퇴한 직후 이뤄져 관심이 모이고 있다. 차기 유력한 전경련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 회장의 집무실에서 전경련 회장단이 모이기 떄문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짧은 기간 안에 일정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며 "이번 모임은 이 회장 경영 복귀에 따른 인사 차원에서 지난 5월부터 계획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조 회장 후임을 물색하기 위한 의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4대그룹 회장 가운데 한 명이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전경련은 회원사들 사이의 이견 등으로 과거에 비해 다소 그 위상이 추락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경련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삼성 이병철 선대회장의 주도 아래 태동했다. 초대 회장 역시 이 선대회장이 역임했다. 때문에 이번에는 이 회장이 대승적 결단을 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이 이번 저녁 만찬을 준비한 것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수년간 전경련 회의에 불참했다. 때문에 집무실에서 직접 전경련 회장단을 맞는 것은 향후 전경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과거 승지원은 삼성 계열사 사장단 회의, 국내외 귀빈 영접 뿐 아니라 전경련 회장 모임에도 빈번히 사용됐다. 다시 승지원의 대문을 전경련에 활짝 연 것. 자연스레 이번 자리에서는 차기 회장에 대한 재계 총수들의 의견이 교환되고 이를 바탕으로 적임자를 추대하기 위한 사전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번 일정은 조석래 회장이 사임을 발표하기 전에 결정된 것"이라며 차기 전경련 회장 선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h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