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애플이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불량(데스그립)을 해결하기 위해 무료 케이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케이스 제작업체에는 희소식처럼 들리지만 환호성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수요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하는 고객에 한해 9월 30일까지 데스그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무료 케이스를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잡스의 발언이 알려지자 아이폰 전용 케이스를 납품하는 포워드인더스트리스의 주가는 22% 급등했다. 그러나 종가는 전날에 비해 오히려 6.91% 하락했다.
경쟁사의 주가 움직임도 다르지 않았다. 애플 브랜드업체가 아닌 재그의 주가도 기자회견 직후 5% 치솟았다. 애플이 무료 케이스를 고객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다음주 무료로 제공하는 케이스 종류를 웹사이트에 게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그 역시 장 막판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오히려 전날보다 5% 밀렸다.
CNN머니는 케이스 메이커의 주가가 떨어진 데 대해 아이폰4 사용자들이 통화품질보다는 디자인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잡스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폰4 사용자 가운데 지금까지 케이스를 구입한 경우는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이폰3GS가 출시된 직후 비슷한 기간 동안 전체 사용자의 80%가 케이스를 찾았던 것과 비교된다.
잡스는 아이폰4 사용자들이 케이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은 아이폰4의 온전한 디자인과 느낌을 살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블로거인 존 그루버가 이날 잡스에게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냐고 물었을 때 잡스와 동료 임원들은 동시에 케이스가 없는 아이폰4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프랜시스 시데코 아이서플라이 애널리스트는 "아이폰4의 통신 장애는 일시적인 문제여서 케이스를 요구하는 고객은 일부에 그칠 것"이라며 "케이스를 찾는 고객은 전체의 20%선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이폰4의 디자인에 대한 잡스의 지나친 자신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 아이폰4가 출시되기 1년 전에 이미 안테나 결함이 보고됐지만 잡스가 문제의 디자인을 고집해 수신불량 문제가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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