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이후 카드업계의 현금서비스 실적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업계는 비은행계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현금서비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비은행계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취급 실적은 1조76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지난 3월에도 비은행계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실적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6% 늘렸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3.4~4.7% 가량 감소했다가 올 1분기에 5.1%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매월 꾸준히 늘고 있다.
현금서비스 한도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비은행계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했지만 이용 건수는 1.34%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현금서비스 한도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실제로 같은 기간 비은행계 카드사의 건당 평균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53만6000원에서 57만9800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카드업계 전체 현금서비스 실적은 카드대란이 한창이던 2003년 1월 26조1396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 4월 6조6801억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취급 실적은 감소세가 완연하다. 지난 3월과 4월 은행계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전년 동월 대비 4.1%와 7.7% 감소했다.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9%의 감소폭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카드부문 관계자는 "카드 대출은 경기를 많이 타는데 긴급 자금 수요가 늘면 자연히 수요가 많아진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현금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카드론을 늘리는 게 전반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비은행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내에 사업부 형태로 소속된 은행계 카드사보다 비은행계 카드사들이 수익성 변동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기껏해야 3% 수준이지만 현금서비스 금리는 20% 후반으로 수익 창출력이 훨씬 높다"며 "은행계와 달리 비은행계는 수익성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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