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종시 대체 입지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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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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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정·화성 등 기존 사업장 인근 부지 가능성
- 대구·울산 등 분산 투자 유력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최근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세종시에 신수종 사업 투자를 진행하려던 삼성의 미래 성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일부 사업은 시기를 늦출 수 없어 삼성은 대체부지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당초 삼성은 세종시에 165만㎡(50만평) 규모의 부지를 마련, 삼성전자·삼성SDI·삼성LED·삼성SDS·삼성전기 등 5개 계열사가 총 2조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고용창출도 1만5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틀어지면서 삼성의 신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각 지자체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종시 원안은 기업부지가 66만㎡(20만평) 상당에 불과해 입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충남의 한 정치권 인사는 “탕정에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장이 몰려있는 만큼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 태양전지와 LED 사업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탕정 인근에 기존 공장 외에도 64만평 가량의 유휴부지가 있는 만큼 사업 유치 가능성이 높다”고 희망했다.

울산은 2차전지 사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삼성SDI가 독일 보쉬와 함께 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공장인 SB리모티브를 울산 울주군에 짓고 있는 만큼 자동차 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용 2차전지 생산라인을 유치해 2차전지 메카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삼성SDI가 천안에 유휴부지가 있는만큼 2차전지 생산라인 유치를 두고 양 지자체간 경쟁이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 7일 삼성SDI가 대구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상용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2차전지 생산라인 유치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SS는 기존 세종시에 유치하기로 했던 사업이다.

대구는 바이오시밀러 단지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1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 삼성 고위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신수종 사업과 관련한 교감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상용차 퇴출 이후 한동안 냉랭했던 양측은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등을 매개로 관계를 회복했다. 특히 대구는 삼성의 모태인 삼성상회가 태동한 곳인만큼 신수종 사업 유치 가능성이 높다. 대구는 바이오시밀러 외에도 LED와 헬쓰케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고객센터 등도 강원도와 영남 지방 중소도시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투자 규모는 1000억원 상당에 불과하지만 4000명 상당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젊은 층의 이농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삼성 고객센터 유치가 필수적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화성과 탕정 등 기존 사업장 인근 부지를 활용한 신수종 사업단지 조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세종시에 신규사업 단지를 집결하려 했지만 다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새로운 먹을거리를 위한 그룹의 로드맵이 있는만큼 이를 오랜 시간 미룰 수 없어 기존에 확보한 부지에 이들 사업을 분산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지방자치단체 고위급 관계자는 “삼성의 투자를 유치하면 지방정부 재정이 탄탄해질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지지율도 높아진다”며 “지자체의 삼성 모시기는 더욱 경쟁적이 될 것이며 삼성은 기존 사업과의 지역적 시너지와 지방정부의 특혜 등을 감안해 대체부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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