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SBS의 2분기 실적공시에 대한 증권계의 시선이 싸늘하다.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에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SBS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BS는 2분기 매출액 2260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5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 감소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에서 추정했던 영업이익 221억원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유진투자증권은 21일 "월드컵 독점 중계로 인한 반대급부로 당분간 실적 모멘텀 부재를 전망한다"며 목표주가를 3만7500원으로 하향했다.
KTB투자증권도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유보'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4만2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낮췄다. 흥국증권은 역시 목표주가를 종전 4만8000원에서 3만9500원으로 낮게 잡았다.
한화증권과 SK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각각 4만2400원과 5만원으로 내렸다. 동양종금증권도 4만원으로 하향했다.
전문가들은 이익을 기대하게 했던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가 오히려 ‘독’이 됐다고 평했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론적이지만 SBS의 남아공월드컵 독점중계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판권비용과 제작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 측면에서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이희정 SK증권 연구원도 “월드컵 관련 광고판매가 예상에 미치지 못해 중계권료 및 관련 중계비용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했다”며 “처음하는 단독중계, 이전 월드컵광고대비 3배 가량 높은 단가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광고판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SBS의 올 2분기 방송광고 수익은 1869억원으로 47% 증가했다. TV방송 광고가 지난해 2분기 1025억원에서 올 2분기 1633억원으로 늘어났고 지상파DMB 매출 역시 5억원에서 18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비용이 지난해 1349억원 대비 63% 증가한 2201억원까지 늘어나며 2분기 장사로 남긴 이익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지난해 2분기 SBS가 1440억원 매출에서 9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어 "사상 최대 매출이 발생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이보다 작다는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드는 3분기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광고비를 집행하는 국내 광고주 특성을 고려할 때 6월 SBS의 월드컵 광고 수주 급증은 하반기 SBS의 광고 수주 부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찬석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4분기 양호한 실적과 규제완화 동력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작년 4분기가 본격적인 광고시장 회복기로 실적이 상당히 양호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3.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게 봤다.
이현정 흥국증권 연구원도 "3분기는 전통적 광고경기 비수기인 데다 월드컵 수요 집중의 기저효과 등 이유로 실적회복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월드컵 독점 중계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의 19억7000만원의 과징금도 부담이라고 봤다.
redra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