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가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HTC는 얼마 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중국에서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4종을 9~10월 쯤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에서 HTC 브랜드를 굳건히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그 동안 HTC는 중국 내 도팟(多普達·Dopod) 브랜드를 빌려 자사의 제품을 중국에 내다팔아왔다.
업계에서는 HTC 휴대폰의 중국 진출을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아날리시스 인터내셔널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사의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7.1%로 노키아(27%)나 삼성(18%), 모토로라(14%)에 훨씬 못 미쳤다.
더군다나 최근 내놓은 아이폰4가 30일 홍콩에서 출시된 데 반해 중국 본토에서는 언제 출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모바일미’의 국가등록란에 ‘대만’·’홍콩’만 있고 ‘중국’은 없어서 중국인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정야오강(鄭夭剛)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에 필적할만한 휴대폰을 찾고 있는 중국 내 통신사업자들은 HTC 휴대폰 출시를 손꼽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HTC CEO 피터 초우(Peter Chou·張周勇)는 아이폰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피했다. 다만 중국 내 휴대폰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터치스크린만 덧댄 기능휴대폰”이라 비하하며 스마트폰이란“강력한 인터넷 기능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HTC 스마트폰의 중국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HTC의 최대 문제점은 바로 중국 통신사업자와의 취약한 관계”라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중국 휴대폰 시장은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국유 통신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업계 인사는 “피터 초우 CEO는 차이나텔레콤 왕샤오추(王曉初) 회장과 이미 한차례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며 HTC가 향후 차이나텔레콤을 통해 스마트폰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차이나텔레콤은 차이나모바일에 이어 중국 2대 이동통신사업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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