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회복세 둔화를 언급한 가운데 중국의 경기 위축이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주식시장에서는 경기방어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안전자산인 달러ㆍ엔ㆍ국채 동반 강세= 1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ㆍ엔 환율은 장중 84.73엔까지 떨어져 엔 가치는 1995년 7월5일 이후 최고를 나타내기도 했다. 달러도 엔을 제외한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1.94% 상승한 82.37을 기록했다.
국채와 금값도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미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대비 0.0762%포인트 하락(가격 상승)한 2.6885%를 기록했다. 2년물은 0.0121%포인트 내린 0.5131%를 나타냈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금 12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1.20달러(0.10%) 상승한 1199.20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이같은 달러화 강세에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도 급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70원 오른 1186.20원으로 마감했다.
미 연준이 처음으로 경기 회복세 둔화를 인정하는 발언으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 주식을 순매도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인 것이다.
◇ 글로벌 주식시장 동반 급락
한편, 주식시장은 다우지수가 3% 가까이 하락하는 가운데 아시아 주요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니케이지수가 1.06% 내린 것을 비롯 대만가권지수도 0.83%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전일에 이어 36.44포인트(2.07%) 내린 1721.75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국내주식을 5398억원 팔아치웠다. 지난 5월 25일 이후 가장 큰 폭의 매도세다.
이같은 지수하락은 그동안 지표하락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강세를 보여옴에 따라 증시가 경기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지수는 7월에만 7.08% 올랐고 국내 증시도 연중 고점을 돌파하며 1800선가까이 올라서는 등 강세를 보여왔다.
◇위험자산 적신호...안전자산 '매수'
국내외를 막론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기 우려감을 반영해 증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경기방어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천했다.
교보증권은 "위험자산인 증시의 상승과 동시에 경기 우려감을 반영하는 안전자산인 미 채권과 엔화도 최근 동반 강세를 보여왔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 미국 시장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 주장했다.
정책금리가 제로금리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과대하게 확대됐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동조화 현상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변준호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지표 둔화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고려해 볼 때 채권 수익률이 좀 더 객관적으로 경기 상황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채권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주식이 많이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지수가 경기 둔화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 증시의 추가 조정에 대비해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미 다우지수가 하락했던 기간은 58개월 이었고, 그때 국내 업종들의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평균적으로 오른 업종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은 업종은 보험, 운수장비, 제약, 전기가스 업종 등이었다며 보수적인 시장 대응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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