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란제재 사실상 '동참'...'냉가슴' 앓는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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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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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중동 추가수주...빨간불 켜졌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국내 건설사의 올해 해외수주 가운데 77%를 차지하는 중동지역에서 연이은 터저나온 돌발성 악재에 우리 건설사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와 리비아간 외교 마찰로 리비아 진출 국내 업체의 추가 수주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최근 미국의 요청으로 인한 이란 제재에 우리 정부가 동참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영업활동 중인 국내 건설사들은 당장 현지에서 진행 중인 공사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당 국가는 물론 중동지역에서의 수주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금융권이 최근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 등에 착수하면서 이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는 국내 이란 은행의 영업정지 혹은 폐쇄를 검토하고, 일정부분 규제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지난해 10월 이란에서 수주한 1조4000억원 규모의 가스 탈황시설 공사의 계약을 따냈으나 지난달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강화와 우리 정부의 동참 움직임에 계약이 파기됐다.

이란 진출 건설사들은 우리 정부의 제재 수위에 따라 건설, 플랜트 분야의 추가 수주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이란 제재로 금융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진행 중인 공사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정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에 따라 향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와의 외교 마찰이 장기화하면서 이곳에 진출한 건설사들도 애를 먹고 있다. 7월말 현재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20개사에 달한다. 이들은 총 52건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공사금액만 총 10조5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공정이 진행 중인 주요 공사들은 현대건설의 알 칼리즈 발전소(6억9196만달러) 건설공사와 대우건설의 미수라타 복합화력발전소(5억4174만달러) 건설공사 등이다.

현지 진출 건설사들은 당장 공사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고 있지만 추가 수주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가 원만히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현지 직원들의 비자 발급과 현재 진행중인 공사에는 문제가 없지만 신규 수주를 위해 영업중인 회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리비아에서 대규모 주택공사 수주가 코 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외교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건설협회나 대형업체들이 대책반을 구성, 조기해결을 위해 리비아를 방문한다고 하지만 딱히 해답이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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