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우선 ‘북·중 vs 한·미’ 대결구도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김 위원장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한 상황에서 3개월 여만에 중국을 깜짝 방문함으로써 중국을 중시하는 행보를 노골화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에 대응해 중국과 견제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베이징에서 1000km나 떨어진 창춘(長春)까지 찾아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배려를 엿볼 수 있다.
후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후계체제와 함께 경제협력, 6자회담 재개 등의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6자회담 재개 문제는 중국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양측이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모종의 거래가 성사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6자회담 재개 국면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3남인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에 대한 중국측의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는 대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중국에 ‘선물’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이 그 동안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제시했던 ‘제재해제’와 ‘평화협정 우선논의’를 철회하고 이 문제를 중국측에 일임했을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미 양국이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로 요구했던 일부 사항을 수용하기로 약속했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바탕으로 관련국들에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할 경우 대북제재를 추진하는 한·미 입장에서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중의 6자회담 재개 공세에 맞서는 한·미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관련국들 간의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대북 추가 금융제재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고삐를 늦출 경우 북한과 중국에 이끌려가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외교 소식통은 "아직 미국 정부 내에서 (대북)정책을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역시 조만간 북핵관련 고위당국자들의 미국 방문을 통해 천안함 후속대응 차원의 한·미 공조가 모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내에서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모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반성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어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법이 나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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