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요구 받는 중국부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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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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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베이징 이필주 특파원)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와 소득 재분배 요구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중국사회도 신흥부호(新興富豪)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가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2010후룬(胡潤)재산보고》에 따르면, 중국대륙에 자산 1억 위안(1위안=170)을 넘는 사람이 5.5만 명, 10억 위안을 초과하는 자산가는 1,900명이며 그 중에 100억 위안을 넘는 대 부호도 140명에 이른다. 또 일부는 세계 100대 부호 이내에 랭크되기도 했다.

◆ 중국 부호의 3대 탄생 배경

반웨탄(半月談) 11일 중국 신흥부호의 탄생과정에 대해 3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첫째 부류는 맨손으로 출발해 각고의 노력을 거쳐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주로 저장(浙江)과 광둥(廣東)상인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특별한 배경 없이 바닦부터 티끌 모아 태산식으로 부를 축적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10년 이상 몇 십 년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부호반열에 오른 이들이다.

대표적인 저장상인으로 마오()씨 일가를 들 수 있는데 처음엔 가스라이터를 만들면서 부를 축적했고 나중에는 주방기구 사업에 뛰어 들어 업계 1위로 도약했다. 광둥상인으로는 온수기 사업으로 부호가 된 루()씨 형제와 쓰촨(四川) 출신 류()씨 형제를 들 수 있다. 이들도 힘겨운 창업과정을 거쳐 업계 최고의 지위를 누리면서 대 자산가로 성장했다.

둘째 부류는 관료로서 회사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기업인으로 변신한 경우다. 주로 쑤난(蘇南)상인들이 여기에 속한다. 변혁기에 기업에 파견돼 경영책임자로 있다가 기업이 주식제()로 전환되면서 대주주로 변신한 이들이다. TCL그룹의 리둥성(李東生), 쐉싱(雙星)그룹의 왕하이(汪海)가 전형적인 예다.

셋째 부류는 주로 홍색(紅色) 부호들이 해당된다. 정치적 배경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풍부한 사회적 자원을 이용하여 부호대열에 올라선 이들이다. 정부의 허가권을 이용해 치부한 이들은 거의 대외무역, 부동산업, 기간산업 및 에너지산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태자당(太子黨=고위층 자제) 출신 신흥부호 대부분이 이에 해당된다.

◆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신흥부호들

반웨탄은 이들이 한국이나 일본 재벌과는 다소 다른 부의 축적과정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한·일 양국 재벌들은 수 많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일부만이 이를 극복하고 3대까지 부를 계승하는데 성공했을 뿐, 부의 승계가 결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출신 차이가 성취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다면서, 리자청(李嘉誠)의 아들 리저카이(李澤楷)는 사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부친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이렇다 할 배경 없는 사람들은 자금 등 경영에 문제가 생기면 거의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대자본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인 사업의 경우 정치적 배경이나 물려받은 자산이 없으면 진입이 불가능한데, 선천적 능력이 없음에도 정치적 배경을 이용 이런 분야에 쉽게 진출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로부터 부를 창조할 기회를 박탈하는 불공평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외국에서는 재벌들의 부의 세습과 독점적 지위를 방지하기 위해 고율의 상속세를 부과하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상대적으로 부호들의 자선행위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중화자선총회 자료에 따르면 기부총액 중 중국 국내에서 기부한 액수는 15%에 불과한데 이는 국내 부호들의 재산관념이 아직 유치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자선사업을 선전수단이나 이미지 개선행위 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결국 중국에서도 대 부호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소득 재분배 정책과 맞물려 향후 이들에 대한 당국의 정책변화가 주목된다. china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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