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대생 '그림자배심원단' 첫 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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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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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에 일반 시민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자 구성한 '그림자배심원(shadow jury)'이 실제 법정에서 처음 재판을 참관했다.

그림자배심원 제도는 국민참여재판 정식 배심원단과는 달리 지원을 받아 구성된다. 실제 판결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재판의 전 과정을 참관하고서 유·무죄와 양형을 놓고 모의 평결을 한다. 또 이같은 체험 후 설문조사를 통해 재판제도 개선작업에도 참여하게 된다.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부지방법원(법원장 이성보) 1호 법정 방청석에는 첫 그림자배심원으로 선정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생과 한양대 법대생 17명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화물운송업체 대표 송모(56)씨에 대한 재판을 지켜봤다.

송씨는 올해 3월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아내 최모(51)씨가 동서와 짜고 자신의 재산을 빼돌리려 한다며 최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송씨 변호인과 검찰은 장기간 불면증세에 시달려왔고 정신과 통원치료를 받기도 했던 송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혹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는지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송씨에게는 징역 9년형이 선고됐으며, 그림자배심원 중 다수도 송씨의 심신상실 상태를 인정하지 않고 재판부의 선고 결과와 유사한 의견을 밝혔다고 서울동부지법 관계자가 전했다.

그림자배심원들은 방청 후 두 그룹으로 나뉘어 1시간여 논의를 통해 모의 평결을 내렸고, 평결 직후 이 법원 국민참여재판 전담부와 간담회를 하고 설문조사에도 응했다. 이들의 평결은 실제 판결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전 과정이 녹화됐다.

서울동부지법 관계자는 "정식 배심원단의 평결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돼 평결기준 등 논의과정을 전혀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반면 그림자배심원단의 평의·평결 과정과 설문결과는 공개돼 제도 개선에 참고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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