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저축은행들이 여신 확대가 마땅치 않아지자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예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유가증권 투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23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저축은행권의 예대율은 81.6%를 기록했다.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로서 통상적으로 90~95% 수준이 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축은행권의 예대율은 2006회계연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2007년 6월 말 93.5%이던 예대율은 2008년 6월 말 90.5%, 2009년 6월 말 86.6%, 2010년 6월 말 81.6%로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예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수신의 빠른 확장 속도를 여신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회계연도와 2009회계연도에 저축은행 예수금은 각각 17.7%, 16.0%나 늘었지만 여신 증가율은 같은 기간 12.5%, 9.3%에 그쳤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때문에 수신 유치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2007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여신 운용이 벽에 부딪친 상황"이라며 "저축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지표를 높이기 위해 결산 시기에 맞춰 일부러 대출 운용을 자제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권은 여신 운용이 마땅치 않아지자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의 일반 대출 금리는 12% 내외인 반면 주식투자 목표 수익률은 대부분 15% 이상이다. 유가증권 투자가 더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009회계연도 말 저축은행권 유가증권 자산은 총 9조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나 급증했다. 이 기간 자산 총액 증가율 15.8%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유가증권 자산은 2008회계연도에도 35.0% 늘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권 자산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76,1%에서 71,8%로 4.3%포인트 감소했고 유가증권의 비중은 1.3%포인트 늘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유가증권 투자는 자기자본 만큼만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이 한도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만큼 유가증권 투자도 늘리고 있다"며 "주식 전환이 가능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보로 하는 메자닌 대출도 업계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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