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서로 다른 종의 돌고래들이 만나면 공통의 언어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BBC뉴스가 1일 보도했다.
먼 친척 뻘인 큰돌고래(병코돌고래)와 가이아나 돌고래는 서식지가 겹치는 코스타리카 근해에서 매일 마주치는데 평소엔 두 종이 각각 고유의 소리를 내지만 상대를 만났을 때는 발성 방식을 바꿔 중간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푸에르토리코 대학 연구진이 동물행동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서로 다른 돌고래 종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는 다른 종이 곁에 있을 때 동물이 소통 방식을 수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것이다.
큰돌고래는 몸길이가 최고 3.8m에 이르고 긴 등지느러미가 있는 큰 종이며 가이아나 돌고래는 최고 2.1m에 등지느러미도 작은 반면 `이마뿔'이라고 알려진 긴 주둥이를 갖고 있다.
큰돌고래는 헤엄쳐 다닐 때 낮은 주파수의 긴 소리를 내지만 가이아나 돌고래는 특유의 고주파음을 사용한다.
이들 두 종은 때로 하나의 무리를 이뤄 헤엄치기도 하는데 이때 대개는 몸집이 큰 큰돌고래가 가이아나 돌고래를 괴롭히는 양상이 벌어진다.
연구진은 이 두 그룹이 만날 때 평소와는 아주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종을 만났을 때 돌고래들은 주파수와 지속시간이 두 종의 중간 영역인 소리를 내는 것이다.
연구진은 "두 종이 만나면 서로 자기 종 고유의 소리를 과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전혀 뜻밖에도 두 종이 만났을 때 녹음된 신호들은 보다 균일한 성질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존 장비로는 두 종의 소리를 구별해 각각 녹음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종이 모두 소통 방식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소리에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하는 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두 종이 공통의 언어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위협당하는 가이아나 돌고래가 스트레스 때문에 새로운 소리를 내는 것인지도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가이아나돌고래가 큰고래의 위협적인 행동을 멈추기 위해 큰고래의 언어로 위협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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