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약한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명동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한손에는 우산을, 다른 한손에는 물건이 가득 담긴 쇼핑백을 들고 일행들과 한 상점에서 다른 상점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쇼핑과 함께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한동안 거리 한구석에 앉아 한국의 분위기를 즐기기도 하는 대만이나 일본 관광객과 비교할 때 중국인 관광객은 화장품이나 의류 등 쇼핑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한 화장품 가게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국인 점원이 손님의 절반 이상인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이런저런 제품에 관해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머니에게 선물할 화장품 세트를 구입한 대학생 장첸신(22)씨는 "연휴를 맞아 친구 3명과 한국을 찾았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보다 훨씬 질이 좋은데다 값도 싸다고 해 명동에 오자마자 화장품 가게에 들렀다"며 웃음지었다.
이어 "숙박비가 조금 비싼 게 흠이지만 상점에 중국어를 하는 점원을 두는 등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좋아 기분 좋게 관광하고 있다. 앞으로의 일정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3명과 함께 출장 겸 관광 목적으로 사흘 전 한국을 찾았다는 보웬(27)씨는 스포츠 의류가 가득 담긴 쇼핑백 2개를 보여주며 "질이 좋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다. 관광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성용 옷가게가 즐비한 이대 앞 거리는 여성 관광객이 많았다. 이들은 옷가게 이곳저곳을 돌며 쇼핑을 즐기는 한편 일행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서울특별시관광협회'라고 쓰인 붉은색 재킷을 입고 길을 묻는 한 무리의 중국인들을 안내하던 이진선(27.여)씨는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이화여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시집을 잘 간다'는 소문이 돌아서인지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여성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 총 6만여명의 중국인이 한국 관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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