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충분히 노벨상 자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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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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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 시인 예지 일크

   
 
 
"나 뿐만 아니라 폴란드 독자들도 고은 시인의 작품을 좋아하며 그는 충분히 노벨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단국대에서 개최 중인 '2010 세계작가페스티벌' 참석차 내한한 폴란드 시인 예지 일크(60)는 "지난해 고은 시인이 받을 줄 알았는데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은 시인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한림원의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출판사 편집자로 노벨문학상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물이다.

1983년 낵출판사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편집장을 맡으면서 세 차례나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출간한 바 있다.  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수상자와 동행한 경험도 있다.

1987년 러시아 출신 망명 작가 요세프 브로드스키, 1995년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등이 그와 함께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다.

'요세프 브로드스키와의 대화' '쿤데라 심포지엄' '이 마을은 어디에나 있다' 등을 집필한 그는 폴란드어로 고은 시인의 작품을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불교에 관심이 많아서 동아시아와 고은 시인의 작품을 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고은 시인은 시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에도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고, 작가로서 대단한 삶을 살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올해 노벨문학상에 대해서는 개인적 희망이라는 전제하에 고은 시인과 함께 아담 자가예프스키를 유력 후보로 꼽았다.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그와 같은 폴란드 출신으로, 고은 시인과 함께 물망에 오르는 시인 중 한 명이다.

한국 문학이 번번이 노벨문학상 도전에 실패해 온 것과 관련,  "가장 큰 문제는 한림원이 수상자를 선택할 때 참고할 번역본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한 작가의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있어야 하는데 아시아 문학은 이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노벨문학상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많이 쓰고, 많이 번역돼 알려지는 것 딱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노벨문학상 수상은 작가 개인뿐만 아니라 그 나라 문학에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한 나라의 문학에 큰 도움이자 영광이 된다.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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