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스위스 기업들이 올해 들어 계속된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이유로 인근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화 사용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스위스국제방송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스위스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연초 대비 10% 이상 올랐다. 1유로에 1.5 스위스프랑 이상이던 것이 현재는 약 1.35 스위스프랑에 거래되고 있는 것.
스위스프랑 강세가 지속되자 지난달 초 스위스 바젤 남부에 본사를 둔 물류회사 스토클린은 프랑스와 독일 등 인접국에 거주지를 두고 국경을 넘나들며 출퇴근하는 직원 120명에게 임금을 6% 씩, 매월 약 300 스위스프랑 가량 삭감하는 내용의 재계약 방안을 제안했다.
경영진은 급여로 지급되는 스위스프랑의 구매력이 12% 상승했기 때문에 유로화 지역 거주자들이 환율을 통해 추가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고, 회사 측의 제안을 거부한 직원 10명을 해고했다.
스위스 인쇄기업 카를 아우구스틴은 이보다 더 심한 조치를 내놨다.
지난 8월 초 이 회사는 유로존에 거주하는 직원 15명에게 급여를 유로화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 현재 환율보다 훨씬 큰 격차를 적용함으로써 임금 삭감 폭을 한층 넓혀 물의를 빚었다.
스위스노조연맹 소속 경제학자인 다니엘 람파트는 "카를 아우구스틴 측에 압력을 넣은 결과 가까스로 현재 환율을 적용하도록 방침을 바꿀 수 있었다"며 필요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람파트는 "스위스노조연맹은 두 건의 사례 외에도 유로화로 급여를 지급하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등골을 빼먹고 있는 경우가 있음을 알고 있는데, 이는 불법"이라며 "스위스 노동시장을 유럽연합(EU) 노동자들에게 개방할 때 스위스 국민들에게 스위스프랑으로 급여를 지급한다는 약속을 했고, 이것이 법"이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에도 스위스 동남부 이탈리아어권인 티치노 칸톤(州)의 한 의류회사가 당시 가치가 급락하던 이탈리아 리라화로 급여를 지급하려 했으나, 노조가 나서서 이를 막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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