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해외건설 '新 르네상스시대' 中企와 함께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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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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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팀장]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580억 달러를 넘어 7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히 해외건설 '신(新) 르네상스시대'를 맞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해외건설 수주 증가 추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회 그리고 기업이 그 어느때 보다 긴밀한 협조체제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해외건설 중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인 원전과 고속철도 분야 등은 핵심 전략산업으로 국가 차원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공공기관을 비롯한 대기업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중견·중소기업들은 하청업체 수준을 벗어나기 힘든 실정이다. 비단 원전 뿐만 아니라 거대자본이나 과거의 수행실적 등이 중요한 수주 기준이 되는 플랜트사업도 별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금융지원은 문제가 없는 것일까? 대답은 '아직까지는 괜찮다'이다. 특히 해외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보증문제에 있어서도 대기업의 상황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대기업 건설사들은 중동지역 등지에서 오랜 기간의 거래 실적과 대외신인도를 바탕으로 현지 금융기관을 통한 보증 발급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글로벌 신용경색 같은 엄청난 위기 상황이 도래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해외건설에 있어 금융부문의 지원 대책은 당분간 중견·중소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사실 선두권에 있는 몇몇 대형 건설사가 아닌 중견건설사들은은 아직도 보증한도 등에 묶여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건설업 전반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도 아직도 좋지 못하다.

실제로 몇몇 기업은 정상적인 경쟁으로 해외사업을 수주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국내사업 때문에 보증서 발급 과정에서 100% 담보를 요구받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해외사업에 특화돼 있는 일부 워크아웃 기업은 해외사업 분야에서는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관리 하에 놓이면서 소극적인 수주전략을 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이 수주한 사업의 하청업체로 참여하는 중소 건설사들이 독자적인 해외공사 수주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협회에서는 이러한 중견·중소건설사들에게 다양한 금융지원 루트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세계은행(World Bank)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국제투자개발은행(MDB)기관의 투자 및 개발차관 활용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 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 중에 있다. 실제 MDB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들로부터 들려오는 주된 의견은 해외 각지의 우량한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의 참여가 너무도 부진해 매우 아쉽다는 것이다. MDB 발주사업은 해외에 진출하는 건설업체 특히 중견·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의 안정성 등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내부의 역량이나 트랙 레코드 부족 등의 사유로 참여가 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대안도 함께 제시될 예정이다.

해외건설업을 축구에 비유한다면 우리나라는 미드필더가 매우 취약한 편이다.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전개되는 해외건설은 포워드 즉, 공격적인 수주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드필터 즉, 협력분야는 중견·중소건설사가 맡는 것이 효율적인 역할분담이다. 골키퍼는 국내외 정치적 상황 등 외부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나 협회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해외건설 수주 1000억 달러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모든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스타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슛 넣는 연습만 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최강의 팀을 구성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기업군별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는 방안이 앞으로는 매우 중요하다. 최강의 컨소시엄은 대기업 건설사와 중견·중소건설사 간의 금융부문 빈익빈 부익부 현상 해소에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 또한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의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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