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금융업계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에 따른 업무 공백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년 초로 예정된 점포장 인사를 연말로 앞당기기로 했다.
희망퇴직 신청자 가운데 현직 지점장이 200여 명에 달해 다음 달 11일 퇴직 후 업무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이 완료되면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이뤄지고 나서 부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기간을 줄이려고 각 그룹에 후속 인사를 서둘러 줄 것을 요청했다"며 "자연스럽게 큰 폭의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직원 가운데 재취업을 원하는 직원을 위한 일자리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퇴직자가 재취업을 원하면 2년간 후선센터 지원업무와 대출 모집인, 콜센터 상담업무, KB생명 보험설계사, 거래 기업 알선 등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키로 했다.
최대 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희망퇴직 처리 비용 마련을 위한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직원 2만6천여 명 중 3천247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함에 따라 인건비와 물건비, 복리 후생비 등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어 슬림화를 통한 효율성 개선이라는 애초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동조합과의 마찰 가능성에 대한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노조가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 방안 백지화와 합의 사항 위반에 대한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하면서 은행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은행 측의 강제 해직 사례를 수집하는 점을 고려해 법적인 대응도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병덕 행장은 "많은 직원이 떠나게 돼 마음이 아프지만, 직원들이 단합이 잘되고 승부 기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기 진작과 교육 등을 통해 슬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출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민 행장은 "성과향상추진본부는 노조와 합의사항이 아닌 것으로 알지만, 신설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영업력과 고객 반응이 개선되고 시장 평가가 좋아져 주주 가치 극대화가 이뤄지면 희망퇴직 관련 비용은 얼마든지 만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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